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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트랙이 흠뻑 젖은 악조건 속에서도 우상혁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출발했다. 1m95와 2m00, 2m05를 모두 건너뛴 뒤 2m10에서 첫 도전에 나서 한 번에 바를 넘었다.
2m14에서는 잠시 주춤했다. 1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렸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는 깔끔하게 성공했다.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환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높이에서 출전 선수 13명 가운데 6명이 탈락하면서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됐다.
우상혁은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2m18을 첫 번째 시기에 가볍게 넘었고, 2m22 역시 한 번의 도전으로 성공했다. 개인 최고 2m31을 보유한 일본의 아카마쓰 료이치 등이 차례로 탈락하면서 우상혁은 메달권에 진입헀다.
2m22를 1차 시기에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과 쿠사레, 푸차오쉬안 등 3명이었다. 결국 세 선수가 2m25에서 금·은·동메달의 주인을 가리게 됐다.
승부는 2m25에서 갈렸다. 먼저 나선 쿠사레가 첫 도전에 실패했고 우상혁 역시 바를 넘지 못했다. 반면 푸차오쉬안은 허벅지가 바에 스쳤지만 바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1차 시기 만에 성공했다. 쿠사레도 두 번째 도전에서 2m25를 넘으며 우상혁을 압박했다.
두 차례 실패한 우상혁은 마지막 시도를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2m25를 3차 시기에 성공하더라도 앞선 실패 횟수 때문에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해 바를 2m28로 올렸다. 금메달을 바라본 과감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도전에서 2m28을 넘지 못하면서 우상혁의 최종 기록은 2m22로 확정됐다. 푸차오쉬안과 쿠사레 역시 이후 2m28에 실패하면서 2m25를 각각 1·2차 시기에 성공한 순서대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개인 최고 기록 2m36을 보유한 우상혁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아시아 기록(2m43) 보유자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경기 직전 기권하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 도전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우상혁은 세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고교생이던 2014 인천 대회에서 10위에 올랐던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m28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처음 시상대에 섰다. 이어 2022 항저우 대회에서도 2m33으로 은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 동메달까지 추가하며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