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소프트뱅크 상대 수억달러 규모 소송 준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위스 금융회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일본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수억달러 규모의 소송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그린실 캐피털이 크레디트스위스에 판매한 미국 건설사 카테라 관련 부실 채권에 대해 투자사인 소프트뱅크가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란 의혹에서다.

(사진= AFP)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CS가 소프트뱅크로부터 수억 달러를 회수하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올해 6월 파산한 건설 스타트업 카테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지원하는 그린실의 고객이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그린실은 ‘공급망 금융’에 특화된 곳으로, 카테라에 4억4000만달러를 빌려주고 CS고객들에게 공급망 금융 펀드 중 일부로 이를 판매했다. 그린실은 이 상품을 저위험 투자처로 마케팅했다.

이들 펀드는 올해 3월 CS에 의해 판매 중단되기 전까지 100억달러 이상의 규모로 불어났다고 FT는 전했다. 그린실은 같은달 파산했다.

CS는 지난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테라와 소프트뱅크 사이에 어떠한 계약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문서와 정보의 공개를 요청했다. 이는 1782조항과 관련된 청원서로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증거 수집을 위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는 CS가 소프트뱅크 등을 영국에서 고소하는 데 필요한 서류들로 법적 조치를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청원서에서 CS는 그린실이 카테라의 지분을 대가로 4억4000달러의 자금을 지원해 준 2020년 말 당시 소프트뱅크가 카테라의 금융 구조조정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CS측은 “소프트뱅크는 그린실이 4억4000만달러의 미지급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거래를 조율했다”며 “결국 손해를 보는 사람이 크레디트 스위스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CS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거래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 위험 관리 측면에서 그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CS는 올해 그린실로 큰 손실을 봤을 뿐 아니라,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파산하면서 55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