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코골이,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으로 치료

이순용 기자I 2018.08.10 08:49:09

편도절제술 수술 어렵거나 수술 후 재발했을 때 매우 효과적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내년에 중학교 입학을 앞둔 준석이는(남·13) 어릴 적부터 코골이 대장이었다. 어릴 땐 코 고는 모습이 마냥 귀엽게 보이고, 단잠을 잔다고 생각했건만 착각에 불과했다. 준석이는 커가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깊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며 깨기 일쑤였다. 결국 6세가 되던 해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절제술을 고민 끝에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준석이의 코골이는 재발했다.

문제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단순히 잠과의 연관성을 넘어 평소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 또래 아이들에 비해 피로감, 두통을 자주 호소하고, 집중력 저하로도 이어져 학업에도 지장을 줬다. 내년이면 중학교 입학을 앞둔 준석이는 현재 을지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을 받으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이 수술 후보다 더 호전됐다.

우리가 숨을 쉴 때 목젖과 혓바닥 등 구조물들이 길을 잘 비켜주면 공기가 기도로 순탄하게 들어가는데, 이 통로를 숨길이라고 한다. 그런데 수면 중일 때는 이런 구조물들을 지탱하는 근육에 힘이 빠지고, 쳐짐이 생긴다. 이러한 쳐짐이 심하면 목젖도 뒤로 쳐지고, 혓바닥도 쳐지면서 숨길을 막게 되는데 이때 기도가 좁아지면서 코골이, 수면무호흡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상기도(혀뿌리, 목젖 부위)의 근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수축시켜 늘어지지 않고 강화하는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소아 코골이, 수면무호흡 치료는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해결책으로 여겨져 왔고, 수술 직후에는 증상개선이 쉽게 이뤄지지만, 재발률이 70%가량 발생할 만큼 장기적인 효과는 낮아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일명 코골이 수술이라 불리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역시 성인에서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채 50%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상기도(혀뿌리, 목젖 부위)의 근기능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은 연부조직 깊이 위치한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이므로, 수술 전후를 막론하고 수면 중 기도가 열리는데 도움을 준다는 원리는 동일하다.

김호찬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만으로 아주 심한 무호흡을 정상으로 개선할 수는 없지만 코골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했더라도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양압호흡기 사용 시 불편감을 줄이는 등 보조적인 치료로서 반드시 필요하고 효과가 증명된 신개념 치료”라고 강조했다.

김호찬 교수는 “치료를 시행할 때 환자 개개인의 구조적인 특성에 맞게 치료 프로토콜에 섬세한 변화를 줘야 환자분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교육과정이 잘 수행되는지 살펴보고 3개월간 스스로 꾸준히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중 상기도가 좁아져 발생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대사증후군과 연관이 있으므로 비만한 폐쇄성 수면무호흡 환자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언어치료사가 코골이 환자를 대상으로 상기도근기능강화운동을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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