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진으로서 전현직 당 대표를 실랄하게 비판하는 권영세 의원을 만나 잃어버린 보수의 길을 물었다. 윤석열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권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의원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당에 돌아와 당직도 안 맡고 크게 드러나게 역할을 안한 부분을 후회한다”면서 계엄의 한 이유인 당정갈등을 조율하지 못한 자기 반성에서 중진으로서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이후 추가 변동 상황은 전화 취재로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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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멱살을 잡은 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우리 정치가 너무 고소와 고발, 징계 이런 식으로 사법적으로 가는데, 정치는 정치로 푸는 게 좋다. 권영진 의원 건도 명백히 잘못된 거지만 권 의원이 사과하고 원내대표도 수용했다. 권 의원에 대해서도 원내대표가 선처를 바라고 있다. 더군다나 이것은 개인 간의 문제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충분히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
-지선이 끝난 지 곧 두달이 된다. 지금 국민의힘은 어떤 상황인가
△좋지 않다. 지선 뒤 여론조사에서 반등했지만 다시 내려앉았는데 당연하다고 본다. 우리가 지선 이후에 특별히 바뀐 것이 없다. 어떤 면에서 지선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지방선거 직후 선거 결과에 대해 규정이나 부정선거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 우리 당 주류 일부에서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선전했고 부정선거 때문에 졌다고 본다.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가 바뀔 동인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변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당 지지율이 계속 낮은 상태다.
-장동혁 대표 사퇴론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지방선거 직후 선거를 졌고 장동혁 대표가 책임이 있어 쇄신 과정에서 장 대표 진퇴 문제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한달 반 정도 지났지만 당 쇄신이나 변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세게 얘기했다. 장 대표 진퇴 문제는 쇄신과 관련된 부분이니 계속 논의돼야 한다. 사실 지난 정부 때 정부에 있었고 부처 일을 맡은 다음에 당에 돌아와 바로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당직도 안 맡고 크게 드러나게 역할을 안했다. 이 부분을 후회한다. 당정갈등도 계엄의 이유가 됐다는 일종의 반성에서 이번에는 분명히 잘못 가고 있는 부분을 중진으로서 짚으려 한다.
-선후배 동료 의원간 공감대가 있나. 장 대표는 계속 요지부동이고 거취 문제는 흐지부지 되고 있다.
△당 대표 사퇴를 포함해 우리 당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다만, 우리 전체가 우선 나부터 포함해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보는 거 같다. 절박함 같은 것을 느껴야 할텐테 아무래도 총선이 1년 이상 남았으니 조금 덜하지 않나 생각한다. 총선 준비도 그 근처에 갑자기 바뀌어서 될 일이 아니다. 지금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계속 얘기하면 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다.
-당 지지율 상승 등을 내세우며 지도부 흔들기를 중단하라는 지도부 목소리도 있다.
△지지율은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 아니다. 투표지 부족 사태로 정부 투표관리 능력의 심각한 부실이 드러나고 민주당이 전당대회 중이라서 그렇다. 전당대회에서 자기네끼리 굉장히 치열하게 붙고 있는데 그 내용이 민생과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대표를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당 전체를 흔들 필요도 있다. 자기 지도부 체제 유지를 위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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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은 인물 중심으로 가서는 안된다. 누구누구누구 다 합쳐야 된다고 하는데, 그 인물들이 언제까지 국민 지지를 받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당 정체성이나 정책적 역량을 먼저 보여주고 스스로 내장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정체성과 정책적 역량을 보이는 과정에서 우리와 뜻을 같이 해야지 시너지 효과가 난다. 들어왔는데 정체성, 노선, 정책에서 이견만 보여 서로 싸운다면 통합 안 하는 것만도 못하다.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동훈 의원에 대해 기대했던 때가 있었다. (2024년)총선 패배 직후에 전당대회에 나왔을 때 선거에 진 사람이 다시 대표로 나온 부분은 부적절했다. 그래도 한 의원이 당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에 대표로서 보인 행태를 보면 실망했다. 당원 게시판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고는 우리 당 자산이 될 수 없다. 안철수 의원과의 논쟁 과정에서 얘기가 나왔지만 계엄과 탄핵, 이후 대선 과정에서도 실망스러웠다. 계엄에 자기가 반대한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 자기의 선명성 서사로 삼고 나머지 우리 당 의원들은 원내대표를 포함해 계엄에 동조하거나 반란에 협조한 세력처럼 몰고 가는 부분이 그렇다. 탄핵 소추에서도 계엄이 있은 지 11일 만(※계엄 선포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12월 14일)에 계엄의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기도 전에 언론 기사 몇십장 가지고 의결하려고 했다. 당시 중진 의원들 중에 한 명으로 찾아가 지금 현재까지 밝혀진 상황으로 탄핵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상태에서 탄핵 소추 의결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에게 설명 내지 설득이 필요한 거 아니냐 해서 시간을 갖자고 했다. 반대하자라는 얘기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냥 11일 만에 탄핵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몇 안되는 중진이다. 이번에 2030대 서울 유권자 표심 변화를 어떻게 읽나.
△이번에 오세훈 시장이 정원호 후보를 눌렀는데, 일시적인 것이다. 현재 (당) 위치가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가 있다. 보수정당이 그래도 능력은 있다라는 말은 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동산 문제가 굉장히 크다. 지금 중장년 이상은 부동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거나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지만, 청년은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본다. 또 한 개인과 세력을 위해 공소 취소하는 부분에 대해 젊은 세대는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거 같다. 젊은층을 당에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에 대한 능력, 실제 젊은 세대가 걱정하는 주거, 교육 문제에 대해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 중심 정당과 당원 중심 정당 간 논쟁이 있다.
△국민 중심이 더 중요하다. 정당은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민 전체 다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당원과 국민 생각이 다르다면 국민 전체를 보고 해야 한다고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 문제는 국민 이념적 정체성이 예전에는 사발을 엎어놓은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가운데가 많이 얇아져 사발 2개의 쌍봉형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당내 선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왼쪽은 더 왼쪽으로 오른쪽은 더 오른쪽으로 극단으로 갈 필요가 있다. 그래도 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얇아진 중도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행 전당대회 룰은 당원 80%대 국민 여론조사 20%로 치러진다. 룰 변경 필요성은 없나
△과거에 비해 당원 포지션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집단지도체제나 당 대표 자체를 없애자는 등 당 거버너스 자체를 바꾸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 어려운 부분이다. 과거 집단 지도 체제였던 적이 있었는데 완전히 봉숭아학당이 돼버려 다시 단일 지도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기억한다.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의원이 한 지도 체제에 들어가 있다면 그 최고위원회의가 잘 이뤄지겠나. 우리 노선이나 방향, 이념에 대해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이뤄진 상황에서 집단지도체제를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당 혼란만 더할 수 있다. 원내정당화 얘기도 오래됐다. 원래 당 대표 밑에 원내총무였다가 원내대표로 격상한 거다. 대통령제를 취하는 상황에서 미국처럼 프라이머리(대통령·공직자 후보를 선출하는 유권자 예비선거)가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앙의 리더십이 없어지면 후보 선출부터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
권영세 의원은...
△1959년생 △서울대 법대 △25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제16·17·18·21·22대 국회의원 △주중국 대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통일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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