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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당장 17일에 예정돼 있던 상임위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고 수해 피해 복구와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데 합의했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가 재난 대책 부서인 걸 감안해 내일(17일) 국토위 전체 회의는 적어도 최소한의 수해 부분이 정리된 이후인 수요일(19일)이나 목요일(20일)쯤 하자는 것을 국민의힘에 제안한다”며 “그전까지는 국토부에서는 수해 예방·복구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국민의힘도 이에 뜻을 함께했다. 당초 국토위 회의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 여야가 극한 갈등을 보이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 백지화 관련 현안 질의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관련 공방을 예고한 법제사법위원회 역시 현안질의 없이 법안심사만 진행할 예정이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법안소위원회와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 모두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로 잠정 연기했다.
그간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7월 임시국회 회기 일정도 국민의힘 의견대로 본회의 한번을 추가로 진행해 이달 말(31일)에 마치는 것으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통상적인 휴회기일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오는 21일 회기 종료를 제안해왔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를 모두 가동해 수해 피해 대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앞장서겠다”며 “7월 말까지 전체 상임위를 한번씩 다 열어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 국민의힘도 이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위해 열리는 18일 본회의는 임기 공백 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보호출산제 현안 산적…與 재촉에 野 “실제론 與 소극적”
상임위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며 주요 법안 처리는 더욱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그간 △우주항공청 신설 △보호출산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등을 두고 논의를 이어왔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이달 내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원론적인 측면에서 이견은 없다. 다만 그간 논의가 부진했던 것은 야당의 반대 탓이 아닌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과방위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호출산제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쌍둥이 입법인 출생통보제가 이미 처리된 만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원 노출을 꺼리는 산모가 병원 밖에서 출산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산모의 권리와 아동의 권리가 충돌하는 법인 만큼, 정부에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그 의견을 모두 종합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야권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해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학자금 무이자 대출 법안은 소득 8분위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정부·여당에서는 소득 5분위까지 지원 범위를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정부에 각 당의 안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을 요구한 상태다.
그간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은 여전히 공전하고 있다.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서 법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시작되면 일정 따라 진행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7월 국회에서 쟁점없는 법안을 많이 처리해야 한다”며 위 법들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이 법을 처리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앞에선 저렇게 제안하는데 실제 논의할 때는 소극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