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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유증으로 M&A 해야했나"…증권가, 단기조정 우려

김경은 기자I 2025.03.21 08:30:55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대 최대 3.6조 유증 발표
중장기 투자 필요성에도 자금조달 방식엔 우려
주가 희석 불가피...투자의견 하향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3조6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높다. 중장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필요성에도 막대한 투자자금을 유증을 통해 마련했단 점에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화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국내 기업 유상증자 사례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K9 자주포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유증 방식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배정일은 4월 24일이다. 구주주 청약은 6월 3일부터 이틀간,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은 6월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보통주는 총 595만500주로 증자 비율은 13.05%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5월 29일 결정되며, 기준가는 전일 종가 대비 15% 할인된 60만50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확보되는 자금은 방산과 조선 등 핵심 사업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 해외방산에 1조6000억원, 국내방산에 9000억원, 해외조선에 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3000억원이 사용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오는 2035년까지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방산 산업 투자 확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조달 규모 및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유래 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서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이라면서도 “3~4년에 걸쳐 집행될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 1조4000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였으나, 필요한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점에서 일부 우려가 나온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산, 조선 부문에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지 생산 거점 및 지분 투자는 필요했으나 규모나 방식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및 조선해양 거점 확충을 위한 대규모 M&A와 글로벌 기업과의 JV(합작투자)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올해 동사가 넘어야 할 산은 매출 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주잔고 성장률인데 유상증자를 통한 인수합병(M&A)로 장기 성장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을 고려해 75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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