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태아 수혈 증후군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쌍둥이들

이순용 기자I 2022.10.25 10:03:42

해운대백병원 태아치료센터, 지역 유일 ''태아경 레이저 응고술'' 시행 중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김동수) 고위험 산모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던 산모(조○○)가 현재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생후 15개월 쌍둥이들과 함께 감사 인사를 위해 지난 19일 병원을 방문했다.

거의 1년 반 만에 다시 병원을 찾은 조 씨는 “쌍둥이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커갈 수 있는 것은 모두 배 속에 있을 때 치료를 잘 받은 덕분”이라며 산부인과 조현진 교수와 고위험 산모실 간호사들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해 초, 쌍둥이를 임신 중이었던 조 씨는 양수가 과다한 상태로, 쌍태아 수혈증후군 그리고 조산의 위험까지 있어 해운대백병원 고위험 산모실에 입원했다. 당시 주치의를 맡았던 조현진 교수(태아치료센터장)는 과다했던 양수를 조절하고, 쌍태아 수혈 증후군 치료를 위한 ‘태아경 레이저 응고술’을 시행했다.

쌍태아 수혈 증후군은 태반을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의 혈관이 태반에서 서로 연결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마치 한쪽 태아에서 다른 쪽 태아로 수혈을 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쌍태아 수혈 증후군’이라고 한다.

단일 융모막 쌍태아는 하나의 태반을 공유하며 태아 사이에 혈액의 이동이 가능하다. 태반 내에 상호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쪽 태아에서 다른 쪽 태아로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공급되어 혈류량 차이가 나 생기는 질환이며 단일 융모막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73~100%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현재 알려진 치료방법으로는 양수감압술과 태아경을 이용한 혈관문합 레이저 응고술이 있다. 태아경 레이저 응고술은 산모의 배를 통해 자궁으로 태아 내시경을 넣어 혈액이 넘어가는 태반의 혈관을 레이저로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태아경 수술 후에도 혈류량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 재발률이 14%에 이르며, 수술 후에도 두 태아 모두 생존하여 태어날 확률은 26~66%정도이다.

전국에서 태아경 레이저 응고술을 성공한 사례가 해운대백병원을 포함하여 총 세 군데 의료기관뿐이며, 그나마 지방에서는 해운대백병원 외 성공한 병원이 없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태아치료센터는 태아정밀진단, 태아수혈, 태아션트수술, 태아경수술 등 모든 태아치료 및 수술이 가능한 지방에서는 거의 유일한 병원이다.

조현진 태아치료센터장은 “긴장의 연속이라 고위험 산모를 진료하는 과정이 힘들 때도 있지만, 건강하게 자라 준 아이들을 보면서 이 일들이 진짜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걸 느낀다.”라며, “시술이 어렵고 위험하여 부산ㆍ경남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고위험 태아치료를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 앞으로도 지역에 계신 산모와 태아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의 진료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진 교수가 제가 태아경을 산모의 자궁으로 넣어서 화면을 보면서 태반의 혈관을 레이져로 지지고(응고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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