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만 되면 쏟아지는 올빼미 공시

박정수 기자I 2025.01.30 11:02:26

24일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 494건
관심 소홀해지는 장 마감 후 각종 악재성 정보 공개
호텔신라 적자전환·한국유니온제약 횡령·배임 공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설 연휴에도 어김없이 ‘올빼미 공시’가 쏟아졌다. 나흘간 긴 휴장을 앞두고 투자자 관심이 덜해지는 시점에 적자 전환을 비롯해 감자 결정, 최대주주 변경을 통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까지 각종 악재성 공시를 발표했다. 특히 전 임원의 횡령·배임 고소 건까지 의도적 올빼미 공시도 이어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 연휴 전 마지막 매매일인 24일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는 총 494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장사 공시는 20~22일 평균 150건 수준이었으나 23일 250건을 넘어섰고 24일에 306건으로 크게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 또한 90건 수준이었던 공시가 23일 156건, 24일 188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24일 장 마감 후 코스피 상장사는 124건, 코스닥 상장사는 116건의 공시를 쏟아냈다. 각각 그날 공시의 40%, 60%에 달한다. 면면을 살펴보면 투자자 관심이 소홀해지는 연휴 전 마지막 매매일 악재를 공시한 곳이 적지 않았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실적 부진을 발표한 공시가 다수였다. 호텔신라(008770)의 경우 적자 전환을 알렸다. 작년 4분기 279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로 작년 한 해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추정기관수 3곳 이상)는 121억원 수준이었으며, 2024년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추정했다. 호텔신라 측은 손익구조 변동에 대해 “운영 면적 증가로 매출은 늘었으나 고정비와 부대 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롯데하이마트(071840), 동국제강(460860), 녹십자(00628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이 실적 악화 공시를 장 마감 후 발표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한국유니온제약(080720)이 전직 사외이사와 임원 6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잇달아 공시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7월 이사회 결의에 따라 결정했던 약 6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41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철회했다. 한국유니온제약 측은 “제3자배정 대상자와 CB 발행 대상자의 대금 미납에 따라 발행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GP(060900)는 약 7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를 발표했다. 이번 연기가 벌써 7번째다. 더구나 DGP는 지난 23일에도 장 마감 후 단일판매·공급계약액 감소(171억원→37억원) 정정 공시를 낸 바 있다.

대산F&B(065150)의 경우 얼머스-TIR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의 청산으로 최대주주가 대산홀딩스컴퍼니 외 2인으로 바뀐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를 알렸다.

이외 나노브릭(286750)(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 등), 유니셈(036200)(실적 악화), 지씨셀(144510)(적자 전환), 라이프시맨틱스(347700)(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도 악재성 공시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연휴 전 마지막 매매일에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장사들은 필요 정보를 적시에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올빼미 공시는 이렇다 할 제재가 없어 투자자들이 악재성 공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3일 이상 휴장 전 마지막 매매일의 정규장 마감 후 나오는 공시를 올빼미 공시로 본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거래소는 휴장일 직후 첫 번째 매매일 1일간 올빼미 공시에 해당하는 내용을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재공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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