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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2019년 사업계획 조기수립을 위해 지난 12일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한화는 그룹 모태인 화약부문과 방산부문을 합치고 통합 대표이사로 현재 화약부문을 이끌고 있는 옥경석 사장을 내정했다. ㈜한화 화약과 방산부문은 당초 2014년까지 통합 운영돼 오다가 2015년 각 부문의 전문성 제고와 규모 확대를 위해 분리된 바 있다. 만 3년만에 재통합인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방산은 국가 주도 사업인 만큼 아무래도 내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화약의 경우 방산용을 제외한 산업용 화약의 해외시장 공략이 주요 과제였기 때문에 2015년 각 부문을 분리해 전문성을 키우는 작업이 필요했다”며 “화약부문의 해외사업 확장이 어느정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판단 아래 다시 방산부문과 통합해 사업유사성을 바탕으로 시너지 제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최근 몇 년간 화약과 방산부문 모두 사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큰 폭의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져 왔다. 화약부문은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2013년 3월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어 2014년 4월과 9월 각각 호주, 칠레에 법인을 설립했다. 방산과 분리한 이후인 2015년 8월에는 호주 대형 마이닝 서비스 업체인 LDE 및 LDE 미국법인을 390억원에 인수하며 해외 화약 시장 공략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 사이 화약부문 산업용화약의 수출 판매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산업용화약 수출 판매실적은 2014년 220억원에서 2017년 961억원으로 4배를 훌쩍 넘는 급성장을 보였다. ㈜한화는 이 같은 해외 수출의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2016년 4340억원 규모였던 방산부문 매출액을 2025년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방산은 ㈜한화 자회사이자 중간지주사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이 빠르게 진행된 상황이다. 여러 차례의 사업분할을 걸쳐 한화그룹 방산 지배구조는 현재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지상방산→한화디펜스로 재편됐다. 경영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초적인 작업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화약·방산 통합부문의 수장에 옥 사장이 내정된 것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옥 사장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출신으로 2016년 한화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사업본부, 한화건설 영영효율화담당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비(非)한화 출신으로 그룹의 모태인 ㈜한화 화약부문 대표를 맡으며 재계 주목을 받았으며 이어 이번에는 화약·방산 통합부문 대표이사를 맡으며 입지가 더욱 강화된 모양새다.
앞선 관계자는 “옥 사장은 한화에 영입된 이후 짧은 시간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를 두루 거치며 경영체질 개선 및 중장기 전략 수립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그룹 내 혁신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며 “한화그룹은 열린 인사를 통해 이번 통합부문 대표이사에 옥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한화 인사와 더불어 여승주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한화생명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또 한화케미칼은 사업전략실장을 맡고 있던 이구영 전무를 부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총괄 임원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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