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강경해야”…극우 인플루언서들, 트럼프 캠프 비난

김윤지 기자I 2024.08.19 11:05:52

푸엔테스·루머 등 극우 인사 한목소리
여론 조사 부진에 "변하지 않으면 패배”
WP “보다 온건해진 트럼프 정책에 분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극우 인사 일부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분노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 위치한 하라 체로키 센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WP에 따르면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종과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극우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려 부진한 성과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면서 트럼프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크리스 라시비파와 수지 와일스를 해고할 것을 요구했다.

대표적인 예가 백인 우월주의자인 보수 논객 닉 푸엔테스다. 그는 지난 9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심각한 변화 없이는 재앙적인 패배로 향할 것”이라면서 “순수성의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의 신조를 지켜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트럼프 캠프가 “좀 더 우측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푸엔테스는 지난 2022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 초대됐던 인물로, 반유대주의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극우 활동가인 로라 루머 또한 최근 엑스를 통해 “트럼프 캠프의 약한 모습에 그의 상승세에 악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4년 동안 도난 당한 선거 이야기를 또 할 순 없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빨리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 냈다.

보수 논객인 캔디스 오웬도 자신의 팟캐스트를 통해 보수 내 갈등을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 내전’이라고 표현하면서 “더 많은 유권자들을 겨냥해 트럼프 캠프의 정책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극우 인사들이 느끼는)분노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누가 ‘MAGA’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 보다 그의 참모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 인플루언서들은 온라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전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진영 정책 제언집 ‘프로젝트 2025’을 거부하는 등 이번 선거 운동에선 급진적인 보수 정책 요구에 거리를 두면서 일부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트럼프 캠프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정치연구협회(PRA)의 수석 연구원 벤 로버는 “극우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다”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 캠프에 압력을 가하거나 보다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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