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부진을 면치 못하던 미국 항공업계가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고공행진을 하던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매출 감소세도 진정되고 있다. 항공사들의 `울며 겨자 먹기식` 운임료 할인행사도 드물어 졌다.
항공유는 과거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운임료도 그간 하향안정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인상의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분기 왕복 항공권의 평균 가격은 301.26달러로 11년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3분기 들어 증자와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항공업체 파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
업황 개선의 신호는 국내선 운항을 주력하는 저가항공사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킹사우스웨스항공의 마일당 매출액은 전년 동월비 12% 증가했다.
대형 항공사의 매출 감소세도 진정되고 있다. 미국 2위 항공업체인 어메리칸에어라인은 11월 전체 운송규모가 전년대비 0.5% 줄었지만 국내선에서는 1.4% 늘었다고 밝혔다.
올초 두자릿수 매출감소세를 기록하던 US에어웨이즈의 비행편당 매출은 11월들어 전년동기비 보합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난 10월 14%의 매출감소세를 보였던 콘티넨털에어라인 역시 11월 들어 감소폭이 7~9%로 둔화됐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 긴축경영으로 줄어든 기업들의 출장도 내년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항공사 수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0월 전미 비즈니스여행자협회(NBT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 기업 출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여행 매니저는 응답자의 70%에 달했고, 56%는 기업들의 출장비 지출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신종플루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경우 항공업계에 어떤 충격을 가할지 알 수 없다"면서 "향후 경기회복을 틈타 유가가 뜀박질 할 경우 비용 부담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행크 홀터도 긴장의 끈을 늦추기엔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