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정원 '2월 담판' 가능할까…고2 입시생 '발 동동'

김윤정 기자I 2025.01.30 11:00:00

교육부 "2월까지 확정해야"…대교협 "이후론 차질"
의협 "마스터플랜 먼저"…정원 합의 장기화 우려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현 고2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6학년도 의대 입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의사와 정부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재논의 결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대 지망 수험생들의 입시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의대 정원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비 고2 학생들의 대입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과 개편이나 정원 조정으로 입학 전형에 변동이 생길 경우, 전년도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대교협은 5월 말까지 심의를 거쳐 입시 관련 시행 계획을 수정하고, 각 대학은 모집 요강을 통해 전형별 지원 방법과 자격, 평가 요소, 등록 절차 등을 수험생에게 공지해야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입시 프로세스를 고려할 때 늦어도 2월까지는 의대 정원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와의 협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의대 지망 수험생들은 2~3월까지도 정원 규모를 확정적으로 알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비 고1·고2 자녀가 있는 학부모 A씨는 “갑작스러운 2025학년도 의대 증원도 당황스러웠지만 2026학년도 증원 원점 협의 소식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며 “올해 의대 입결을 내년에 참고할 수도 없으니 아이들만 불쌍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선출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인 만큼, 정부와 의료계가 단기간 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따라 작년 의대 증원 발표 당시와 비슷한 입시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의협은 정부의 ‘의대 교육 정상화 마스터플랜’ 제시를 대화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8일 취임한 김택우 의협회장은 “정책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면서도 “정부가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작년 의대 증원 발표 당시와 비슷한 입시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교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의대 정원은 2월까지 합의가 이뤄져야 대학·수험생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학들은 이미 (증원된) 정원에 맞춰 모든 준비를 했다”며 “실험실, 강의실, 실습 기자재 등 추가 투자를 한 상황”이라며 “옛날 정원 이하로 가면 대학의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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