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레서’는 10월 8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2020년 초연, 2021년 재연에 이어 3년 만에 관객과 재회한다. 서울 공연 종료 후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11월 28~30)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12월 6~7일)에서 지역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 드레서’는 ‘피아니스트’, ‘잠수종과 나비’,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쓴 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하우드가 영국의 배우 겸 극단주였던 도날드 울핏의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5년간 의상담당자로 일하며 겪은 일을 모티브로 삼았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영국을 배경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리어왕’ 공연을 무사히 공연을 올리기 위해 무대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작품명 ‘드레서’는 ‘공연 중 연기자의 의상 전환을 돕고 의상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작품 속 드레서 노먼은 단순히 의상 전담에 그치지 않고 늘 그림자처럼 선생님(Sir)의 일거수일투족을 책임지며 헌신을 자처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1980년 영국 맨체스터 로열 익스체인지 시어터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이후 웨스트엔드를 거쳐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1983년에 영화로, 2015년에는 BBC TV 영화로 리메이크됐다. 국내에서는 극단 춘추가 1984년 김길호(선생님 역), 오현경(노먼 역) 주연으로 공연해 제21회 동아연극상 수상작이 됐다.
이번 공연은 그간 뮤지컬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금발이 너무해’, ‘형제는 용감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 ‘김종욱 찾기’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한 장유정이 각색과 연출을 맡는다. 장유정은 “‘더 드레서’는 인간의 고뇌를 담은 텍스트, 그리고 배우들의 액션과 리액션이 묘미인 작품”이라며 “희비극의 혼재 속에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을 전하기 위해 고민한 시간과 끈끈한 팀워크가 빚어낸 깊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초·재연을 함께했던 배우들이 무대로 돌아온다. 선생님 역에는 송승환을, 노먼 역에는 오만석과 김다현을 캐스팅했다. 이밖에 양소민(사모님 역), 송영재·유병훈(제프리 역), 이주원(맷지 역), 임영우(옥슨비 역) 등이 관객과 만난다.
송승환은 “실제 배우로, 제작사의 대표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과 작품의 선생님 역할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많다”며 “‘더 드레서’로 연기 인생 처음으로 배우 역할에 도전하면서 여러모로 감정이입이 잘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 드레서’는 노인을 노인으로만 보지 않는 작가의 각본과 울고 웃으며 가식 없이 감정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이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화려한 무대 아래 관객이 보지 못하는 연극의 뒷얘기가 궁금하다면 공연장으로 걸음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