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도스섬 산불 일주일째…관광객 3만명 ‘긴급 대피’

김영은 기자I 2023.07.24 11:04:26

전날에도 관광객·주민 약 1만9000명, 거리서 ‘밤샘’
최근 산불 중 최대 규모…소방당국 "역대 최악" 평가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그리스 동남부 로도스섬에서 산불이 일주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 약 3만명이 대피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로도스섬 관광객들이 산불을 피해 호텔을 나와 대피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도스섬에서 전날 약 1만 9000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대피소로 이송돼 이날까지 총 3만명이 피신했다. 그리스의 실시간 대피령으로 수천명이 거리에서 밤을 보냈고, 개인 보트를 타고 섬을 떠나는 일도 발생했다..

산불은 로도스섬 중·남부 산간지대에서 지난 18일 시작됐다. 이후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수㎞ 떨어진 관광지구로 빠르게 번져 최근 그리스를 덮친 산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 헬기 5대와 소방대원 200여명이 투입된 상황이지만 산불은 잡히지 않았다. 이에 그리스 소방당국은 로도스 산불을 “현재 그리스 전역에서 벌어지는 산불 중 최악의 산불”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 시민보호청은 아테네가 위치한 아티카 지역을 비롯한 13개 지역에 산불 적색경보를 내렸다.

항공사들도 로도스행 항공편을 취소하고 긴급 이송에 나섰다. 로도스섬 관광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TUI항공, 제트2(JET2)은 이날 오전 3시까지 약 2700명의 승객을 이송했다. 소방당국은 로도스섬의 산불로 인해 섬의 중부와 남동부 지역에 있는 호텔의 10%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북쪽과 서쪽에는 산불이 번지지 않았다.

한편 로이터는 로도스를 비롯한 남유럽 각지에서 폭염과 화재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한 주 동안 그리스 여러 지역의 기온이 화씨 104도(약 40℃)를 넘었다. 로도스섬 외에도 아테네 동쪽과 남서쪽에 각각 위치한 에비아섬, 아이지오섬, 코르푸섬에서 응급구조대원들이 화재를 처리하는 상황이다. 영국 BBC 방송은 기상학자들이 이번 주말 그리스 기온이 섭씨 4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50년 이래 가장 더운 7월 주말이 도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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