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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가동 중단…푸틴 “우크라 공격, 재앙 초래”

김윤지 기자I 2022.09.12 17:10:33

푸틴·마크롱, 원전 안전 두고 전화 회담
푸틴, IAEA 참여 등 非정치적 해결 강조
우크라 속속 탈환…러, 민간 시설 공격 보복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이 완전 중단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원전 안전에 대해 전화 회담을 진행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은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현장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협의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사진=AFP)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러시아 측은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를 포함한 자포리자 원전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기적인 공격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참여 등 “정치적이지 않은” 해결책을 위한 합의를 강조했다.

별도의 성명을 발표한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러시아군의 공장 점거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가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철수하고 IAEA의 권고를 준수해 현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IAEA 사무총장과 계속 접촉할 것이며 앞으로 며칠 안에 푸틴 대통령과 다시 대화해 원전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최근 포격으로 전력 공급선이 망가지자 원자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IAEA에 따르면 예비 전력선 복구로 자포리자 원전은 노심용융(멜트다운·meltdown) 발생 없이 발전소를 폐쇄할 수 있는 외부 전력을 공급 받았다. 원자로는 안전하게 멈춰 세웠지만, 방사능 물질 유출 참사 등 피해 우려는 여전하다.

자포리자는 단일 원전으로 유럽 최대 규모인 6기 원자로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한 직후 자포리자 원전을 탈취했으며, 지난 3월부터 러시아군 통제하에 있았다. 지난달 초부터 원전 근처에서 잇따라 포격이 발생하면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참사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서로를 포격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편 전쟁 200일째를 맞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빠르게 영토를 되찾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이달 들어 자국 영토 약 3000㎢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반격 작전을 통해 하르키우 주요 지역 곳곳을 수복했으며, 러시아군의 물류 중심지인 내륙도시 이지움을 통제권을 돌려 받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수도 시설과 화력 발전소 등 민간 시설에 보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은 군대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면서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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