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와 파트너십
2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 SEA는 일본 주요 게임회사인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FINAL FANTASY VII REBIRTH)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게임을 디지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마케팅을 할 때 삼성 SSD인 ‘990 프로 위드 히트싱크 4TB’와 함께 콘텐츠 및 브랜드를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또 향후 6개월간 경품 행사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SSD는 하드디스크(HDD)의 한계를 극복한 저장장치다. HDD와 달리 자기디스크가 아닌 낸드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이런 특성 덕에 HDD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990 프로 시리즈에 지원한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은 기존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전송 속도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이다. 이는 데이터 전송을 위해 메인보드에 SSD를 연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 덕에 빠른 읽기 속도를 제공해 게임을 할 때 끊김 현상을 줄이고 로딩 시간을 단축해준다. 아울러 8세대 V낸드(수직 낸드) 고밀도 적층 공정으로 단면 설계돼 다른 양면 SSD보다 얇다. 삼성전자가 소비자용 SSD에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것은 이 제품이 처음이다.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비롯해 킹덤 하츠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등을 내놓은 굴지의 게임 제작사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일본은 물론 북미 시장에서 일본식 롤플레잉게임(J-RPG)의 대명사로 불리는 인기 게임이다.
◇고급 SSD 영업 통해 낸드 반등 포석
삼성전자가 고사양 SSD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침체에 빠진 낸드의 반등을 이끌기 위해서다. 최근 고사양 게이밍, 고화질 영상 녹화 등 대용량 그래픽 작업이 급증하면서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SSD가 필수로 떠올랐는데, 인기 신작과 마케팅을 통해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SSD 시장에서 40.1%(2022년 기준) 점유율로 업계 1위다. 2006년부터 1위를 지켜 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낸드 사업은 D램과 달리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낸드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청신호가 켜진 듯하지만, 이는 서버, PC 등 수요처가 살아났다기보다는 낸드 제조업체들이 공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냉정한 진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낸드 생산능력 대비 절반 수준의 감산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2월 고정거래가는 평균 4.90달러로 전월 대비 3.8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오름세다.
반도체업계 한 고위인사는 “D램업계는 3사 과점이어서 공급 측면에서 시장을 움직일 수 있지만 낸드업계는 회사들이 많아서 그렇지 않다”며 “결국 모바일, PC, 서버 등 전방 수요가 얼마나 살아날 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낸드 반등은 올해 삼성 반도체 전체 실적 개선과 직결돼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수익성 우려에 여전히 공급량 확대에 신중한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