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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채무 총액이 200만달러 이상인 상장사, 1000만달러 이상인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파산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64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827건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파산 기업이 급증한 2020년 639건도 웃돌았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해 차입 비용이 늘어난 데다, 팬데믹 이후 인력난으로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한 기업이 급증했다.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2022년 중반부터 2023년 말까지 7%대 후반을 기록했고 높을 때엔 9%까지 뛰기도 했다. 4%대 후반에 머물렀던 2021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미국 조사업체 크레디트 리스크 모니터의 마이클 풀럼 최고경영자(CEO)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는 시장 환경에서 이자 지급이 어려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일용품 관련 기업이 82건이 가장 많았으며, 헬스케어(81건), 제조업 등 자본재(80건), 금융(35건) 등이 뒤를 이었다.
부채가 10억달러 이상인 대형 파산 건수 역시 22건으로 2022년(14건) 대비 크게 늘었다. 주요 기업 중에선 위워크(186억달러)와 약국·소매 체인인 라이트에이드(86억달러), 물류 대기업인 옐로우(26억달러),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지주회사인 SVB파이낸셜그룹(36억달러) 등이 눈에 띄었다.
부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쇼핑센터 전문 투자 리츠인 ‘펜실베이니아 리얼에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팬데믹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면서 부채가 199억달러에 달했다.
크레디트 리스크 모니터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이내 파산할 확률이 최대 50%에 달하는 예비 파산기업군은 지난해 말 기준 정보통신기업 3곳, 미디어 관련 기업 2곳, 헬스케어 기업 2곳 등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예비 파산기업군은 상장사 재무제표 및 신용등급회사의 데이터를 토대로 뉴욕대 에드워드 알트만 교수가 추려냈다. 앞서 지난해 5월 집계 때에는 이후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라이트에이드와 위워크 역시 이 집단에 포함됐다.
올해에도 기업들의 재무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즉 올해도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이 상당할 것이란 얘기다. S&P 글로벌은 투기등급 기업들(금융기업 제외)의 만기 도래 채무는 올해 2477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1067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규모다. 아울러 2025년 3893억달러, 2026년 4326억달러 등 향후 3년 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누적 1조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채 금리에는 재무 상태 또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즉각 연동하지 않는다”며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경감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