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금융회사 아냐"…금산분리로 비금융사업 확대한다

정두리 기자I 2023.01.01 17:53:41

[금융지주회장 경제 전망]
비금융업종 대상 우량파트너십 선점 경쟁 본격화될 듯
“인력채용·리스크관리 등 운영체계 고도화도 추진될 것”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융업계가 올해 가장 기대하는 것은 ‘금산분리’를 통한 비금융업 진출 확대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 완화 정책이 이르면 올해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그룹 회장들은 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여러 금융업과의 시너지,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과 인적 역량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윤 회장은 “KB금융은 헬스케어, 부동산, 자동차, 통신 등 4대 생활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비금융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금융과의 접목이 가능한 다양한 영역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빅블러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금융-비금융 사업체 간 제휴와 협력 강화를 촉진해 다양한 형태의 통합된 비즈니스 모델을 양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종 산업간의 데이터 결합을 촉진해 초개인화 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큰 폭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금융회사는 데이터 결합 및 분석 역량을 높여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과 신한은행의 배달대행 플랫폼 ‘땡겨요’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이 같은 사업들은 더욱 다양한 범위에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 이러한 변화는 단순 제휴에서 지분투자까지 협업 형태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금융사의 자회사 투자제한 완화와 부수업무 범위 확대 등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부응해 융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금융은 이 일환으로 지난해 비금융업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손 회장은 “주요 비금융업종을 대상으로 우량 파트너십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과 종합서비스화가 가속화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양한 비금융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대안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거래 이력이 없거나 부족한 이른바 신 파일러(Thin-filer)에 대한 대출이 가능해지고, 영세한 중소기업을 위해 회계, 인력관리 등 비금융서비스와 금융지원을 함께 하는 등 상품과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함 회장은 “금융회사 내부에는 비금융업 투자와 영위를 위한 전담부서 설립과 인력 채용,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 등 운영체계 고도화가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