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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추모비는 장씨의 형이 운영하는 경북 경주의 한 카페 옥상에 설치됐다. 묘비에는 IE의 ‘e’ 로고와 ‘그는 다른 브라우저를 내려받기 위한 좋은 도구였다’라는 비문이 새겨졌다. 제작비로 총 43만원이 들었으며 완성되기까지 한 달이 소요됐다.
정씨는 추모비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IE 덕분에 월드클래스 농담을 하게 됐으니, IE에게 고맙다”라면서도 “이제 IE는 떠났지만 그립지는 않다. 내게 IE의 퇴역은 ‘호상’(好喪)이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자신의 경력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불편한 점도 많았던 소프트웨어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추모비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IE는 골칫거리였지만 한 시대를 지배했다”라며 “나와 IE의 관계는 애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30여 년간 정부나 은행이 IE를 웹사이트의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씨는 IE는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웹사이트나 앱을 구동시키기 까다로웠지만, 많은 고객이 IE 사용을 고수하는 탓에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1995년 출시된 IE는 2000년대 초반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며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지만, 구글 크롬 등 경쟁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모바일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15일 MS가 서비스 지원을 전면 종료하면서 IE는 27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