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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로 수도권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의 경우 운영은 서울교통공사, 유지보수는 코레일, 역무는 남양주도시공사가 맡는 등 누가 봐도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코레일은 유지보수 외에는 해당 노선과 어떤 연관도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여기에 코레일이라는 회사 자체의 비대함도 지적됐다. 코레일의 직원 수는 3만 2000명으로 한국전력(2만 2000여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9800명)보다 큰 국내 최대 공공기관이다. 이에 따른 강성노조 문제도 보수정권하에서 단골 소재로 나왔다. 이 때문에 인원만 9000명에 이르는데 코레일의 유지보수 인력을 국가철도공단으로 보내 노조의 힘을 빼놓겠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돌았다.
만약 코레일 위탁 조항을 없애면 철도 시설을 설치하는 공공기관인 국가철도공단과 수서발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운영하는 민간철도운영사 등도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앞서 국토부가 코레일,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올해 초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발주해 최근 마무리된 철도 안전체계 개선 용역에서도 큰 틀에서 ‘철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은 지난 14일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철산법 개정은 시급한 사안이므로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민영화 프레임과 코레일의 반대를 결국 넘지 못했다. 국토위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철산법 개정 여부를 두고 이해관계자인 코레일과 철도공단, 철도노조의 견해차가 큰 만큼 사안 처리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이렇게 되면서 코레일의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GTX가 내년 A노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통하는데, 민자구간과 달리 재정구간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레일 조직으로 추가 유지보수가 가능하면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앞으로 추가 노선은 새롭게 조직을 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연히 비대화와 비효율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