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생즉사 사즉생 연대” 젤렌스키 “우크라회복센터 참여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양국 간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의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이후 안보 분야 3가지, 인도 분야 3가지, 재건 분야 3가지 등 9개 패키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안보 분야 첫 번째는 ‘평화공식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준비하는데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군수물자 지원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 국제적 기여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인도주의 분야에서는 안전장비 지원을 더 확대하고, 재정지원 확대, 아동 지원(심리·정신적 치료)이 있다.
또 재건지원 분야로 넘어가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지원, 그리고 공적개발원조(ODA) 무상원조 지원을 통한 두 가지의 지원 패키지를 적절히 배합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 프로그램 지원과 차세대를 위한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설립도 재건지원 분야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을 인용,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강의 기적’에 빗대 ‘드니프로강의 기적’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며 “대한민국의 전후 회복과 번영의 역사가 그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재정적·기술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윤 대통령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생명을 구하는 데 필요한 차량과 지뢰 제거 장비를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정상회담 전 대학살이 일어난 부차 지역과 폭격의 상흔이 남은 이르핀 지역을 둘러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루트는 무박 3일간의 여정으로, 왕복 이동 시간만 27시간에 달하는 강행군이었다. 특히 신냉전의 최전선이자 지금도 이따금 러시아 미사일·드론(무인기) 공격 등이 이뤄지는 우크라이나 중심부로 들어가는 길은 예상보다 거칠었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16일 “지난 14일 저녁에 항공기 편, 육로 편, 기차 편 세 가지를 섞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가는데) 편도 14시간 걸렸다. 돌아오는 데는 13시간이 소요됐다”며 “현지 체류는 11시간 동안으로, 이동 시간이 체류 시간보다 몇 배로 길었다. 그런데도 여러 요소를 고려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
◇ 尹 “한국무기 추가 도입 협의” 두다 “농축산물 韓수출 협의”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재건과 한국산 무기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 후 두다 대통령과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며 “앞으로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이 상호 호혜적으로 진행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양국 간 협력이 원전, 방산, 인프라 사업과 같은 전략적인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며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기업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했다”고 언급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뿐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며 “K2 주력 전차 같은 경우가 그렇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양국 간 협력이 더 확대됐다”며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폴란드 군이 많은 무기를 한국으로부터 구매했다. 예를 들어 FA-50 전투기, K2 주력 전차, K9 자주포 등”이라고 했다.
두다 대통령은 또 “폴란드와 한국 간의 항공편 노선을 증편할 것이다. (양국 간에) 비즈니스뿐 아니라 관광 분야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폴란드의 농축산물을 한국시장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
◇ 나토 계기 한일정상회담…후쿠시마 오염수 정보 공유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 공유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의 기존 ‘전장 정보 수립·수집 활용 체계’(BICES·바이시스)에 참여해 한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서로 군사 기밀을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토 측은 앞서 지난 1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방한 때 한국의 바이시스 합류를 제안했으며, 한국 정부는 실무 검토를 통해 이같은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군 정보 당국은 바이시스 이사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바이시스 이사회와 나토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회원이 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는 2022년 전략 문서에서 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위한 상호 파트너십의 긴요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토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비확산, 사이버,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사이버 안보 선도국가로서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를 설치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과 나토 간 사이버 안보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내다봤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에 방점을 찍었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점을 처음 밝히기도 했다.
한편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지난 12일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최대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등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요구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IAEA 종합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일본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며 “만일 이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