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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혼잡통행료 징수는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근거해 지난 1996년 11월 1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혼잡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아닌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한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차량까지 부과하고, 2000원인 혼잡통행료가 현재 물가수준에 비해 저렴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이 있었다. 특히 올 2월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조례’ 폐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남산 혼잡통행료 정책효과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1단계로 3월 17일부터 4월 16일(1개월)까지는 외곽지역인 강남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면제했다. 또 2단계로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1개월)는 도심진입 차량과 강남방향 진출차량 양방향 모두 면제한 바 있다.
이들 기간 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산터널 통행량은 평시 혼잡통행료 징수시간대 기준으로 7만 5619대였지만, 강남방향을 면제한 1단계엔 7만 9550대로 약 5.2%, 양방향을 면제한 2단계엔 8만 5363대로 12.9% 증가했다. 또 혼잡통행료를 재징수한 5월 17일부터는 면제 전과 유사한 7만 5270대로 통행량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요 우회도로인 장충단로(청계6가~버티고개삼거리)와 소파길(퇴계로2가 교차로~남산순환로 백범광장)의 통행량은 시행 전 하루 26만 7439대에서 1단계 기간 26만 944대로 2.4%, 2단계 기간 25만 6844대로 약 4%가 각각 줄었다.
우선 1단계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강남방향 면제시 통행속도는 도심지역의 경우 직접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강남방향에서 각각 8.8%, 6.2%가 감소했다.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에서는 3%미만으로 소폭 감소했다. 또 남산터널 강남방향 외곽지역(용산)의 경우 터널남단에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에서 2.8%, 5.7% 각각 감소했다. 상시 차량이 많고 혼잡한 도심과 달리 이들 도로는 퇴근시간대 상습정체 구간인 터널남단에서부터 약 500m구간을 제외하면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2단계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양방향 면제시 통행속도는 도심지역의 경우 직접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도심방향에서 각각 9.4%, 13.5%, 강남방향에서 10.2%, 4.9%으로 크게 감소했다.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에선 5~7.6%가 줄었다.
남산터널 강남방향 외곽지역(용산)의 경우 터널남단에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에서 8.2%, 8.5%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강남방향 면제시와 마찬가지로 퇴근시간대 상습정체 구간인 터널남단에서부터 약 500m구간을 제외하면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남산터널을 통해 진입한 차량들이 바로 을지로와 퇴계로 등 상시 차량이 많은 도로를 이용하다보니 도심권 혼잡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강남방향 외곽지역은 남산터널 강남방향으로 진출한 교통량이 증가했지만, 12차로 한남대교나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로 분산돼 상대적으로 교통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과 심도있는 논의를 지속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도 충분히 경청해 혼잡통행료 정책방향을 오는 12월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2개월간의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일시 면제 실험에 이어 교통량 및 속도 변화까지 확인했다”며 “향후 교통 수요관리 정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충분한 검토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