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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여객기 화재 참사, 비상착륙 과정서 연료 유출되면서 발화"

연합뉴스 기자I 2019.05.06 18:26:24

현지언론, 기장·관계자 등 인용 보도…“사망자 41명 주로 유독 가스에 질식”

화염에 휩싸인 사고 여객기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5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여객기 화재 참사는 항공기가 비행 중 낙뢰를 맞고 회항해 비상착륙 하는 과정에서 활주로와 충돌해 연료가 유출되는 바람에 비롯된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일 현지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텔레그램 채널 바자(Baza) 등에 따르면 생존한 사고기 기장 데니스 예브도키모프는 사고 후 조사에서 “비행 중이 아닌 착륙 후 발화가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예브도키모프는 “이륙 후 번개를 맞아 지상 관제소와 교신이 단절돼 수동 조종 시스템으로 넘어갔으며 이후 교신이 일부 재개되면서 관제소의 유도를 받아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착륙 속도는 정상이었다”면서 “왜 기체가 지상에 충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여객기가 이륙 후 20여분 동안 비행하다 연료가 많이 남은 상태에서 비상착륙했다”면서 “기체가 세 차례 활주로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연료가 흘러나와 발화하면서 항공기 뒷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여객기가 낙뢰를 맞은 후 관제소와 교신이 단절되면서 다른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으로 연료 소진을 위한 선회 비행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비상착륙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 소식통은 여객기가 지상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랜딩 기어가 파손됐고 그 파편이 엔진으로 날아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항공 전문가는 “(사고기인) 슈퍼젯 100은 같은 급의 여객기 가운데 엔진이 가장 낮게 달려 활주로가 깨끗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활주로에 있는 돌이나 철제 파편 등이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고기 승객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화염이 여객기 날개 부분을 덮치는 모습과 승객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비명을 지르는 소리 등이 담겼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40명이 넘는 사망자들이 대부분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유독 가스에 질식되거나 불에 타 숨졌다고 설명했다.

화재로 동체 뒷부분이 전소된 사고 여객기 [타스=연합뉴스]


한편 여객기 회항 및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수사위원회는 기장과 관제사의 전문성 부족, 기체의 기술적 결함, 악천후 등을 사고 원인으로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5일 오후 5시 50분께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던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젯 100’ 기종 여객기가 약 28분간의 비행 뒤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73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78명이 타고 있었다.

수사위원회는 이 가운데 승객 40명과 승무원 1명 등 41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재난당국 관계자는 6일 아침까지 사망자들의 시신을 모두 수습해 신원 확인을 위해 모스크바의 법의학 전문 영안실로 보냈다고 전했다.

생존자 가운데 6~9명이 입원 중이며 그 가운데 3명 정도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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