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SUV 전통+벤츠 첨단기술=`올 뉴 그랜드 체로키`"

김보리 기자I 2010.10.11 12:00:00

펜타스타 V6 3.6 엔진 새롭게 탑재..286마력
정숙성·가속력 뛰어나 온로드 운전에도 `굿`
기존 모델 대비 600만원 인하된 5590만원

[영종도=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지프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명칭이 익숙해 지기 전에 우리는 레저용 차량을 이렇게 통칭했다.
 
SUV의 대명사가 됐던 `지프차`.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가장 맨 꼭대기에는 크라이슬러의 `Jeep`(짚)이 있다.

SUV의 자존심인 짚이 3년 만에 신차를 내놨다. 그 주인공은 `올 뉴 그랜드 체로키`. BMW에 이어 수입 SUV시장에서 2위인 크라이슬러 짚은 ` 뉴 그랜드 체로키`를 앞세워 1위를 탈환하겠단 전략이다. 그만큼 크라이슬러가 이 차량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심장부터 내외부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을 제외하면 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크라이슬러가 부활을 알리며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짚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만나봤다.

◇ `그랜드 체로키`, 터프하다는 선입견을 버려라

2011년은 크라이슬러에게 특별한 한 해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헤 크라이슬러는 2011년형이 붙은 차량은 차체의 심장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어느 것 하나 대충 넘겨갈 수 없다는 태세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공동연구한 신형 가솔린 펜타스타(Pentastar) V6 3.6 엔진을 탑재했다. 286마력에 35.9kg·m 토크를 기록한다. 이 엔진은 크라이슬러 그룹 차세대 V6 엔진을 대체할 예정이다.

출발지였던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공항국도를 따라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가속페달을 밟았다. 시속 140km까지 아주 부드럽게 나갔다. 시승 차량이 선두 차량의 속도에 맞춰 일렬로 이동해 더 이상의 속도는 낼 수 없었지만 안정감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가속감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량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바로 정숙성이다. 차량의 소음을 시험할 수 있는 시멘트 도로에서도 창문을 닫자 거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차체의 강성을 기존 모델 대비 146% 높였을 뿐 아니라 흡음제가 포함된 이중 창을 사용해 소음이 차 안으로 직접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흡음제를 포함한 차체 유리는 주로 BMW 7시리즈·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쓰이는 기술로 SUV에 이 기술이 적용되기는 처음이다.
 

과속방지턱을 시속 60km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넘어봤다. 과속방지턱 이후 출렁거림의 여파 없이 차체의 균형이 빠른 시간에 잡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공유하는 새로운 4륜 독립식 서스펜션으로 소음과 진동을 확연히 잡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비는 리터 당 7.8km로 BMW X5(9.0), 렉서스 RX350(9.1)에는 못 미치지만, 인피니티 FX35(7.9), 링컨MKX(7.9)와 비슷한 수준이다.

빠른 가속력에 정숙함까지, 신형 엔진이 주는 매력에 여성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SUV란 인상이 자리잡혔다.

◇ `독보적인` 오프로드 질주 본능..BMW "X5와 경쟁할 것"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탔다면, 모래와 진흙탕에서 헛바퀴 걱정은 없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는 BMW X5, 렉서스 RX350, 인피니티 FX35 등 경쟁 모델에 없는 에어 서스펜션 기능을 갖췄다.
 
에어 서스펜션은  2010년형 포르쉐 뉴 카이엔 터보와 파나메라 터보 등에 주로 적용된 기술로 1억 미만 차량 중에서는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기도 하다.

시승차량에는 에어 서스펜션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지만, 시판용에는 적용될 예정이다.

`콰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의 상태에 따라 최고 106mm까지 차고를 5단계로 조절함으로써 노면 상태에 따라 노멀·스포츠·스노·샌드/머드·바윗길 등 5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모래와 자갈이 주를 이루는 오프로드 길로 들어섰다. 시계방향으로 한 칸 돌려 샌드/머드 모드에 맞췄다. 접지력을 향상시켜, 추진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모래길도 막힘없이 나갔다. 진흙탕에서도 바퀴 공회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 편의시설 `빵빵`해지고 가격은 600만원 `다이어트`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수퍼 패스트 A필러다. 1963년부터 시작된 그랜드 체로키의 전통을 그대로 재현한 동시에 짚 라인업 중 가장 빠르고 날렵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이다.

헤드라이트 빔 커버에 짚 엠블럼을 새겨 넣는 세심함도 엿볼 수 있다.

인테리어 역시 짚의 터프하고 실용적인 면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급 트림인 오버랜드 모델은 가죽 시트에 직접 스티치를 넣어 럭셔리한 느낌을 주며, 나무결 느낌의 플라시틱이 아니라 실제 우드 패널을 사용했다.

공간 역시 휠 베이스가 구형에 비해 10cm정도 커져 어른 4명이 타도 무릎 공간이 여유있을 정도다. 트렁크 역시 구형 대비 19%가 커져 1028리터가 적재되고, 2열을 접으면 1900리터의 공간이 넉넉하게 나온다.

편의 시설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문열림 리모컨도 운전석만, 혹은 모든 도어를 동시에 열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다.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30기가 용량의 헤드유닛으로 6400곡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내년 초 출시모델부터는 앞차와 상대거리를 제어하는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 차량 앞 장애물을 감지해 경고음을 울리는 전방 추돌 경고 장치 등도 탑재할 예정이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엔진부터 소음, 디자인 등 모든 부분이 개선되고도 가격은 구형 모델 대비 600만원이 저렴해진 5590만원이다. 고급트림인 듀얼패널 선루프에 에어서스펜션 등이 탑재된 오버랜드 모델은 6890만원.
 
안영석 크라이슬러 사장은 "운전석 무릎 에어백, 스마트키, 4WD 시스템, 내비게이션 등 기존 모델 댑 700만원 가량의 옵션이 추가되면서도 가격은 600만원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기존 모델 대비 거의 1300만원이 인하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모델 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다. BMW X5(9690만원)의 거의 60%수준의 가격인 동시에 RX350(7590만원), FX35(7520만원)에 비해서도 훨씬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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