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볼모로 서민·국민 감세안을 내겠다고 한다”며 “자신들 정권 때 세금을 잔뜩 올려두고 조금 깎는 것이 ‘서민 감세’ ‘국민 감세’라면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 고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일갈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핵심 쟁점인 법인세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법인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8%포인트, 대만·싱가포르보다 5%포인트 이상 각각 더 높다”며 “법인세 낮아지면 법인 주식을 가진 대다수 주주나 종업원에게 돌아가지, 재벌 한두 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율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으로 내민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깎되, 2년 유예 시행하는 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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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감액만 한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처리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못 먹는 감 찔러본다’는 놀부 심보가 발현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찔러서 터뜨리는 것은 자신들의 것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이 발표한 국민 감세안에 대해 “내지르기식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안”이라며 “정부·여당이 국가 재정 여건과 경제상황을 면밀하게 분석·반영한 세법안이야말로 국민 감세안”이라고 역설했다.
또 그는 “소득세 과표구간 관련된 사항과 월세 공제 확대는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추진할 때 민주당이 찬성했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은 유리할 땐 ‘합의’ 단어를 쓰고, 필요할 땐 뒤엎는 행태를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증세에 혈안돼있던 민주당이 지금 감세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과의 예산안 협상 상황을 묻자 “의견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민주당이 주장을 전혀 양보할 태도가 아녀서 진척이 없다”며 “오늘 오후 2시 국회의장실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는데 어느 정도 민주당 태도 변화가 있을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헌법에서 예산 편성권을 정부에 부여한 것은 정부가 책임 지고 경제·재정 정책을 펴라고 인정해줬고, 2023년 예산안이야말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처음 드러난 예산”이라며 “민주당이 정부 원안에서 1조8000억원가량을 깎겠다고 하는데 내용 하나하나가 새 정부가 하려는 중요한 사업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감액 수정안 의결을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차례 없던 일을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폭거를 자행한다면 국민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복합위기가 다가와서 국회와 제1야당이 도와줘도 극복할 수 있을까 의문 드는데 사사건건 못하게 하면 대한민국 자해 행위”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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