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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피지컬AI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수요와 공급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규모가 세계 최대이고 수력과 원자력 발전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석유와 석탄은 물론 지하자원도 풍부해 채굴과 에너지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할 시장이 크다. 우주·항공산업에서도 AI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들이 먼저 피지컬AI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 시장에서 기업들이 기술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더해지고 기업의 성장과 상장이 이어지면서 다시 산업에 자금이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정밀 감속기, 전력반도체, 제어 알고리즘, 액추에이터(로봇 관절 구동장치) 등은 산업용·휴머노이드 로봇과 상당 부분 기술 영역이 겹친다. 중국은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면서 관련 부품의 가격을 크게 낮췄고 이는 피지컬AI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결국 중국은 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공급망과 이를 실제로 사용할 거대한 시장을 함께 갖춘 것이다.
한국의 약점은 핵심 부품과 소재의 자립도가 낮다는 것이다. 액추에이터나 센서처럼 한국이 강점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분야도 실제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이 적지 않다. 지하자원이 부족한 만큼 신소재 개발에서도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실전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은 국유기업과 대규모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시험할 수 있지만 한국은 테스트베드가 상대적으로 작다. 피지컬AI는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고 데이터를 쌓으면서 발전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 차이는 상당히 크다. 과학기술 인재 역시 더 확보해야 한다.
중국의 하드웨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중국산 로봇과 부품이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다면 한국 중소·중견기업의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공급망 종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무조건 경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국산화율을 약 75% 수준으로 본다면 중국도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미래의 로봇은 다양한 소재와 부품, 소프트웨어가 결합해야 한다. 중국도 필요한 것은 수입한다.
韓 대기업, 적극적으로 로봇 현장 도입해야
이 점에서 한국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있고 제조공정과 산업 현장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역시 강점이다. 피지컬AI 시대에는 데이터의 전송과 시스템 간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의 ICT 기반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유리하다.
정책적으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초기 시장과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일이다. 정부와 대기업이 피지컬AI를 실제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중소·중견기업들이 초기 단계에서 매출을 만들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모든 공급망을 국산화할 필요도 없다. 액추에이터, 센서, 반도체, 특수소재 등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핵심 기술과 부품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역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은 2024년 2.69%로 한국의 5.13%보다 낮지만, 중국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모든 분야에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중국은 이공계(STEM) 분야의 과학기술 인재풀을 꾸준히 키워왔다. 한국도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 이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연구자와 기업이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60066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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