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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에 자금 지원”…美, 튀르키예 및 예멘 개인·단체 제재

방성훈 기자I 2024.01.04 10:00:31

예멘 환전 협회장 및 예멘·튀르키예 환전소 3곳 제재
"이란 지시 받아 후티 반군에 수백만달러 송금"
美·동맹국 12개국 후티 반군에 "공격시 책임 물을 것"
레바논·이란서 연이은 폭발사고…軍긴장·확전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에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튀르키예와 예멘의 개인·단체에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자금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은 또 동맹국들과 함께 후티 반군을 향해 공격을 계속하면 결과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 USS아이젠하워호. (사진=AFP)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예멘 수도 사나의 환전소연합 회장과 예멘·튀르키예 환전소 3곳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들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소속 금융가인 사이드 알자말의 지시에 따라 수백만달러를 후티 반군에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국제 해운에 대한 위험한 공격을 계속하고 (중동) 지역 불안을 심화할 위험이 있는 후티 반군에 대한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제한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FT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지원하는 중동 단체들에 대한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한 것이라면서도, 가자지구 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제재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동맹국 등 12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후티 반군이 중요한 수로에서 인명, 세계 경제, 자유로운 상업 흐름을 계속 위협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엔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12개국이 참여했다.

12개국은 성명에서 “민간 선박 및 해군 함정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은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불안정을 야기한다. 법적 정당성도 없다”며 “불법적인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불법적으로 억류된 선박과 선원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달 홍해에서 해상 교통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 안보 구상 ‘번영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창설하고, 현재 연합군과 함께 후티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함을 홍해에 파견한 상태다.

백악관도 “이란은 후티 반군이 해상 선박을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전술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계획하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WSJ은 12개국의 공동성명에 대해 사실상 최종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국, 영국 및 기타 국가가 무력을 사용할 경우 잠재적인 목표에는 (후티 반군의) 대함 미사일 및 드론 발사대, 해안 레이더 설치와 같은 기반 시설 및 군수품 저장 시설을 목표로 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그동안 확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피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강경한 태도로 전환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의 고위 간부가 암살당한데 이어, 이날 이란 최고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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