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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연료 생산업체들이 러시아 정부로부터 디젤과 휘발유 수출에 대한 모든 제한을 폐지할 것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내수용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던 러시아는 지난 9월 21일 국내 시장 안정화를 위해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처를 발표했다. 그러다 지난달 6일엔 규제를 일부 완화해 송유관을 통한 경유 수출을 허용했다. 당시 휘발유에 대한 제한 조치는 유지했다.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전날 러시아가 일부 등급의 휘발유에 대한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석유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생산자들에게 다음 주부터 수출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다음 주에 수출 금지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약속과 관련해 우리는 수출 일정과 정제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연료 수출 제한 조치로 휘발유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며 “지금은 비수기라서 국내 시장에서 그렇게 많이 팔 수 없다”고 연료 수출 금지령을 해제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경유는 러시아의 최대 석유 수출품으로 작년 3500만톤을 수출했다. 이 중 4분의 3가량은 송유관으로 수송된다. 휘발유는 지난해 480만톤을 수출했다. 세계 최대 해상 수송 경유·휘발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시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내수 시장이 안정되면 연료 수출 제한 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게 러시아 정부 측 기조다.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지난 5일 전에 발표한 계획대로 석유와 석유 제품 수출에서 하루 30만 배럴 규모로 자발적 공급 감축을 오는 12월 말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연료 수출 금지 해제로 국제시장에서 유가 안정세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현재 국제 에너지 시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이슈에도 공급에 대한 차질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 등 전 세계 경기가 다시 둔화할 가능성에 수요 둔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0.54%) 오른 배럴당 75.7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6.5%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