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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제조업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하며 테슬라를 “미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라고 묘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테슬라를 콕 집어 추켜세운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같은 회사부터 미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혁신적인 스타트업 전기트럭 제조업체 리비안 및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에 이르기까지 미 기업들은 2021년부터 국내 생산을 위해 총 2000억달러 이상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스스로 전기차 옹호론자라고 밝히면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펼쳐 왔지만 전기차 부문에서 가장 세계적인 브랜드인 테슬라를 언급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테슬라를 정부의 세제 혜택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압박으로 지원 자격을 노조를 보유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를 생산하는 경우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GM과 포드 근로자들은 UAW의 핵심 노조원들이다. 반면 머스크는 노조 반대론자이며, 이에 따라 테슬라에도 노조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호주 전기차 충전기 회사인 ‘트리튬’이 미 테네시주에 첫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을 부각하기 위해 마련됐다. 트리튬은 테네시주 공장에서 연간 3만개의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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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불과 1주일 전 머스크가 바이든 대통령을 강력 비난한 뒤에 이뤄진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머스크는 지난 달 28일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메리 배라 GM CEO와 함께 있는 영상을 공유하며 “바이든은 사람 형태의 젖은 양말 꼭두각시”라고 비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에서 “GM과 포드 같은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거론하지 않은 것에 항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의 전기차 리더십을 인정하라”는 청원 투표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을 몰아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투표에는 6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의식해 테슬라를 언급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하는 등 연일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73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머스크의 행보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연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테슬라를 언급한 이유 및 기조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테슬라가 주요 전기차 생산업체라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전기차는 미국이 청정 에너지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엄청난 기회로 여겨지는 산업이며, 다양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그 노력 중 일부”라고 답했다.
◇머스크, 테슬라 차량 사진·이모티콘으로 ‘간략’ 댓글
바이든 대통령의 ‘테슬라 공개 언급’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이후 트위터에 “중국이 전기차 경쟁을 주도해 왔지만 이제 곧 바뀔 것이다. 우리는 편리하고, 안정적이고, 공평한 전국가적 공공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으로 미국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 것이며, 동시에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고, 머스크는 댓글에 테슬라 사이트 링크하며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테슬라를 언급하는 영상이 담긴 또다른 트윗에서는 선글라스를 쓰고 웃고 있는 얼굴의 이모티콘을 달았다. 이외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다만 청원서에 투표한 팔로워들에게는 “변화를 가져왔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11월 미국 제2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하고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 착공해 2024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