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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RNA 분야 진출
RNA 치료제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차세대 모달리티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며 유효성이 입증된 데 이어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기반 치료제 역시 잇따라 상업화에 성공했다.
RNA 치료제의 적용 영역이 희귀질환을 넘어 심혈관·대사질환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RNA 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체에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 대신 RNA 치료제의 원료인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도 각광받고 있다.
AOC 기업인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해오다 지난해 10월 노바티스(Novartis)에 120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됐다.
RNA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모달리티로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RNA 신약개발사인 올릭스, 알지노믹스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18일 기준 올릭스의 주가는 19만원으로 최근 1년간 381.6%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4배로 오르는 것)로 화려하게 데뷔한 알지노믹스는 현재 공모가(2만2500원) 대비 8.7배인 19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RNA 치료제의 핵심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을 수행하는 에스티팜(237690)도 글로벌 고객사 기반의 고부가가치 사업 구조를 인정받으며 RNA 관련주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 에스티팜은 글로벌 제약사와 897억원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수주잔고가 4635억원에 달하게 됐다.
RNA 치료제 산업은 신약개발뿐 아니라 전달(Delivery), 생산(CDMO) 등으로 구성된 복합 밸류체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들 역시 구조적인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RNA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 사례로 여겨진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자가면역질환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치료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에이프릴바이오는 siRNA 신약개발사 큐리진과 지난 1월 AOC 공동연구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대사 질환에 대한 이중표적 siRNA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에이프릴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siRNA 치료제 후보물질을 큐리진으로부터 추가로 도입하며 큐리진과 협력 범위를 AOC에서 siRNA으로 넓혔다.
이번 협약은 에이프릴바이오가 혁신 파이프라인을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첫 사례이기도 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해당 도입 물질의 임상개발과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큐리진은 후보물질 개발과 제조 관련 협업에 집중한다. 양사는 후보물질의 전임상 개발과 임상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도 모색할 방침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큐리진의 이중타깃 siRNA 플랫폼을 통해 대사·심혈관 위험인자 관련 표적을 동시에 접근해 자가면역과 항암을 넘어 대사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바이오팜, RNA 성패 가를 DDS 기술 확보
삼양바이오팜은 RNA치료제의 핵심 병목으로 꼽히는 약물 전달 시스템(DDS)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핫한 RNA 분야와 DDS 분야가 결합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삼양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 약물전달체 플랫폼 센스(SENS)는 △폐 △간 △근육 △중추신경계 등 특정 조직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10개 이상의 전달체 시스템을 갖고 있다. 기존 지질나노입자(LNP) 대비 조직 선택성, 안전성,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하다. 센스는 △siRNA △ASO △mRNA △원형 RNA(circular RNA) △크리스퍼카스나인(CRISPR/Cas9) 등 다양한 핵산치료제를 탑재할 수 있는 범용 전달 플랫폼이라는 게 강점이다.
지난해 초 삼양바이오팜에 합류한 김경진 대표는 자체 DDS를 기반으로 mRNA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삼양바이오팜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SENS 기반 RNA 치료제에 집중돼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코로나19 mRNA 백신 'SYP-2246'과 mRNA 항암 백신 'SYP-2135'가 있으며 둘 다 전임상 단계에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에 입사해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김 대표는 에스티팜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 사업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에스티팜을 거쳐 삼양바이오팜으로 자리를 옮기며 RNA 생산과 전달 영역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회사의 신약 전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미셀, RNA 신약 원료 공급…안정적 수요 확대 기대
파미셀은 RNA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뉴클레오타이드 등 기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백신 시장 확대로 수혜를 입은 경험이 있는 만큼 RNA 신약 시장 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파미셀의 지난해 뉴클레오시드 매출은 5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8%에 그쳤지만 RNA 신약 시장 성장에 따라 관련 매출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클레오시드는 RNA 기반 치료제의 핵심 원료로 알려져 있다.
파미셀은 2023년 7월부터 독일 제약사 머크의 계열사 머크앤씨아이이(Merck&Cie)에 mRAN 백신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mRNA 백신 관련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파미셀은 지난해 말까지 산업통상자원부 백신원부자재생산고도화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mRNA 백신 제조를 위한 고순도 뉴클레오타이드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급 생산기술을 개발해왔다. 현재는 대기업과 연계해 mRNA 백신용 원료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파미셀은 지난해 RNA간섭(RNAi) 기반 유전자 치료제 핵심 원료물질의 대용량·고순도 제조방법 특허를 취득하는 등 고부가가치 원료의약물질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또한 파미셀은 기존 고객사인 머크,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hermoFisher Scientific) 등의 요청에 따라 신규 RNA 관련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파미셀 관계자는 "뉴클레오시드는 DNA,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복합백신과 분자진단 시장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핵심 원료로써 많은 수요가 발생했다"며 "RNA 계열 신약들의 상업화 임박으로 RNA 계열의 뉴클레오시드의 본격적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