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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약 90%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79%가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웃도는 성적을 내놨다. 지난 5년 간 평균 77%의 기업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평균 0.5%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오히려 하락한 기업도 적지 않다. 이에 S&P500 지수는 이달 들어 2.7% 하락했으며, 연간 상승율은 16%로 낮아졌다. WSJ은 “실적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이 상승 랠리를 멈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치에 부합하지만 저조한 2분기 실적 및 3분기 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치, 그동안 과도하게 오른 주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여전한 경기침체 전망 등이 증시가 지지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수익이 전년대비 1% 미만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어닝 시즌 직전 약 7% 감소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회사들의 수익은 약 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또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2분기와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에 들어서야 7%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PNC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아만다 아가티는 “이번 어닝 시즌은 투자자들에게 현실을 점검하는 시기였다. (그동안은) 망상적인 시장 랠리였다. 언젠가는 펀더멘털이 중요해진다”고 꼬집었다. 지난 3분기 동안 기업들의 실적이 지속 감소했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기대 등으로 올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설명이다. 연초 S&P500 기업들의 주식은 향후 12개월 동안의 예상수익 대비 17배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약 1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상대적으로 주식애 대한 매력은 떨어진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미 경제가 침체를 맞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이에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껴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화장품, 식품 및 생활용품 업체인 인터내셔널 플레이버스 앤드 프래그런스의 프랭클린 클라이번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하반기엔 훨씬 약화한 소비를 볼 수 있다. 소비를 뒷받침하던 모든 동력이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