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가장 큰 2분기 실적 ‘뚝’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23일 2분기 컨퍼런스콜을 열고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던 올해 2분기 현대·기아차의 실적은 4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2분기 예상 실적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는 매출 20조8889억원, 영업익 3062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2.54%, 75.26% 감소한 전망치다. 작년 2분기 기준 영업이익(1조2377억원)이 1조원을 가뿐히 넘던 현대차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4분의 1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기아차의 지난 2분기 예상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1조6207억원, 영업익 75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9.89%, 85.7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작년 2분기 기준 영업이익(5336억원)으로 5000억원을 가뿐히 넘겼지만, 지난 2분기는 7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코로나19 충격 초기였던 지난 1분기 영업이익(현대차 8638억원, 기아차4445억원)과 비교해도 뼈아픈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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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에도 제네시스와 SUV 등 고가차량이 내수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환율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지만 역부족적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네시스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ASP)이 7000만~8000만원대로 추정되는 GV80과 G80 등 고가 차량들 위주로 작년보다 121% 증가한 약 4만 대가 판매됐다”며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20원으로 지난해보다 5% 약세였지만 기말 환율이 1203원으로 전분기보다 16원 강세를 보이는 등 환율 환경 역시 우호적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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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해 3·4분기부터는 실적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면서 3분기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V자’ 반등을 기대했던 현대차도 일부 생산라인은 수출 물량이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사정이 어렵다. 아반떼, 아이오닉, i30 등 현대차 수출 모델을 주로 생산하는 울산3공장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휴업한다.
경영 상황 악화 속에 수익성 방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신차 효과’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더 뉴 그랜저’와 ‘올 뉴 아반떼’, ‘더 뉴 싼타페’로 국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동시에 석권해 최대 판매 달성에 도전한다. 올해는 제네시스의 해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신차 투입을 집중한다. 상반기 국내에 먼저 선뵀던 제네시스 ‘G80’과 ‘GV80’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제네시스 ‘G70’ 부분변경 모델은 3분기, 두 번째 SUV인 ‘GV70’은 4분기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현대차 ‘투싼’ 완전변경 모델도 투입한다. 기아차는 ‘올 뉴 K5’와 ‘올 뉴 쏘렌토’의 선전에 힘입어 하반기 3세대 후 6년 만에 나온 완전변경 모 ‘올 뉴 카니발’을 출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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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실적보다 자동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시가총액도 판매대수보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반영해 움직이고 있어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수소트럭·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전반에 대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