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극강의 편의성’을 앞세우며 ‘은행 업무는 복잡하다’ ‘금융상품은 어렵다’ ‘고령층은 디지털 소외계층이다’라는 편견을 없애겠다는 카카오뱅크. 그들의 첫 도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해외송금 시장 승부수…“송금수수료, 시중은행 5만원 vs 카뱅 5000원”
카카오뱅크는 오는 27일 출범을 사흘 앞둔 23일 해외송금 서비스 계획을 통해 시중은행의 10분의 1수준으로 해외송금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존 은행들의 경우 △전신료 △국내 은행 송금수수료 △해외 현지 은행 수취수수료 △이를 중개하는 해외은행 중개수수료 등 4단계에 걸쳐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전신료와 중개 수수료, 수취 수수료는 제외하고 송금수수료만 지불하도록 해 비용부담을 줄였다.
예컨대 시중 은행을 통해 5000달러(한화 약 560만원)를 미국으로 송금할 경우 고객들은 5만~6만원 가량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지만 카카오뱅크에선 5000원이면 된다.
거래의 편의성도 늘렸다. 모바일·비대면 서비스로 휴일과 주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송금서비스가 가능하고 동일인에게 2차례 이상 송금할 경우엔 두번째 송금부턴 별도의 정보 입력 없이 30초 이내로 송금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렴한 수수료와 간편한 송금절차를 무기로 연간 100억달러 규모의 해외송금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며 “해외송금서비스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고 모바일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고객까지 끌어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 메신저 ‘카톡’처럼 전국민 은행 ‘카뱅’으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전략을 내세운다. 케이뱅크가 ‘無지점’ 전략을 제시하지만 PC뱅킹은 가능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만 집중한다는 얘기다. 사용자 중심으로 앱을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구성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설명도 쉽게 바꿨다는 평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한 카카오톡이 노년층까지 흡수해 가입자 4000만명 이상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국민’을 타겟으로 금융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기본적인 예금·대출 상품과 중저신용자를 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 카카오톡 기반 간편송금, G마켓 등 오픈마켓의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 상품 등을 취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여·수신 금리는 출범 당일 공개된다. BGF핀링크, 롯데피에스넷과 제휴를 맺어 편의점 CU·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에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라이선스 취득에도 나설 예정이다. 롯데와의 제휴를 통해 앱투앱(app to app) 결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앱투앱 결제란 신용카드사가 이용하는 VAN사(결제대행업체) 등을 이용하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직접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카카오, 이베이 등 주주사의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유니버설 포인트’도 제휴 채널을 확대해 향후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selling the product(상품 판매)’가 아닌 ‘solving the problems(문제 풀기)’를 기본 가치로 여긴다”라며 “공급자 중심의 기존 금융서비스와 달리 고객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편의와 필요를 읽고 이를 해결해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