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DSR도 저신용자엔 역진적…"가격체계 먼저 손질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최정훈 기자I 2026.08.21 05:35:03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만났습니다]김자봉 은행법학회장②
같은 소득·같은 DSR도 금리 따라 대출한도 최대 23% 차이
높은 금리→원리금 증가→DSR 상승…'이중 배제' 구조
"정책서민금융은 총량관리와 별도 운영 필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같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라도 적용받는 금리에 따라 대출 가능액이 10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구조인 만큼, 금리가 높은 저신용자는 이자 부담이 커지는 데 이어 대출 한도까지 줄어드는 ‘이중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DSR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규제의 틀을 유지하더라도 금리 산정체계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 3000만원, DSR 40%, 5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가정했을 때 금리 13.4%를 적용받는 차주의 대출 가능액은 약 4357만원이다. 반면 금리 4.5%를 적용받으면 약 5364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같은 소득, 같은 DSR 규제를 적용받는데도 금리 차이만으로 대출 가능액이 약 1000만원(23%)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DSR 산식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규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담보대출,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등 대부분의 가계대출 원리금이 계산에 포함된다. 원리금 상환액이 많을수록 DSR이 높아지고, 그만큼 추가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문제는 저신용 차주일수록 같은 금액을 빌려도 적용 금리가 높아 원리금 상환액 자체가 커진다는 점이다. 높은 금리로 이자 부담이 먼저 커지고, 늘어난 원리금이 다시 DSR을 끌어올려 대출 한도까지 축소되는 구조다. 김 회장은 이를 “가격(금리)에서 한 번, 양(대출 한도)에서 다시 한 번 불이익을 받는 구조적 이중 배제”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DSR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 관리와 상환 능력 심사를 위해 DSR은 필요한 제도지만, 현재의 금리체계와 결합되면서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과도하게 낮추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높은 금리 때문에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그 결과 DSR 규제까지 더 엄격하게 적용받는다”며 “규제의 본래 취지와 관계없이 저신용 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상대적으로 더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완책으로 DSR 완화보다 금리 산정체계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등 생계형 정책서민금융은 총량관리나 고위험 대출 분류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저신용자가 실제 위험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지 않도록 가격체계를 먼저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SR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금리가 실제 위험을 보다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DSR 체계 안에서도 금리 산정 방식이 달라지면 금융 접근성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며 “포용금융도 단순히 대출 공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가격체계부터 바로잡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