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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4명의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EU 반독점 당국이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에 대해 올 연말 공식 조사에 들어가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어도비가 지난해 9월 피그마 인수를 결정한 이후 글로벌 규제 당국은 독점과 관련해 우려해왔다. 이에 영국은 지난달 초기 조사를 시작했으며 미 법무부도 인수를 막기 위한 반독점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번 건과 관련해 이전보다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U가 통상 실시해 오던 1단계 조사보다 더 상세히 실시되는 2단계 조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EU 반독점 당국은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에 대해 “인터랙티브 제품 디자인과 화이트보드 소프트웨어 시장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경쟁을 없애기 위해 대기업이 더 작은 경쟁사를 인수하는 이른바 ‘킬러 인수’”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피그마는 호주의 캔바와 더불어 클라우드 기반의 디자인 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선두업체다. 오랫동안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등으로 디자인 시장을 지배해왔던 어도비는 이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내놓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어도비가 피그마 인수금액으로 제시한 200억달러는 피그마 연간 반복수익(ARR)의 50배이자 2021년 사모펀드 라운드에서 평가된 회사 가치의 2배에 달한다.
한편 어도비는 피그마와는 다른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어도비 내부 연구에 따르면 포토샵 사용자의 10% 만이 피그마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는 현재 EU와 영국, 미국 규제 당국과 초기 논의 중에 있으며 소식통들은 어도비가 앞으로 수개월 내 우려를 상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면 심층조사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