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9→0.93→0.93→0.93’. 올해 1~4월 합계출산율 추이다. 최근 국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 중 하나로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 정착 여건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29일 국가데이터처와 거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거제시에서 태어난 아이는 844명으로 2015년(3571명)보다 7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도 2281건에서 762건으로 66.6% 줄었다. 결혼 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신생아 수도 동반 감소했다.
이로 인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2015년 1.911명에서 2024년(0.789명)에는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한때 전국 합계출산율(1.239명)을 크게 웃돌던 거제의 출산율은 이제 전국 수준(0.748명)에 근접할 정도로 내려앉았다.
지난 10여년 간의 거제시 인구구조 변화는 조선업 불황과 맞물려 나타났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조선업이 흔들리면서 지역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6년 11조 144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에는 8조 3972억원까지 감소했고 2022년까지 3년 연속 8조원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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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가정을 꾸려야 할 청년층이 급감하면서 혼인과 출산도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일자리 감소가 청년 유출과 혼인 감소를 거쳐 출생아 급감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는 다시 보육·교육 인프라 축소로 연결되는 ‘인구 소멸 도미노’로 확산하고 있다.
인구 전문가들이 거제 사례를 주목하는 이유는 저출생의 원인과 해법의 실마리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출산 지원 정책의 성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제 사례가 보여주듯 청년층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와 산업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인과 출산 증가세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거제 사례는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청년 유출과 혼인 감소, 출생아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저출생 대응도 출산 지원을 넘어 청년층의 정착 여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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