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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
지난달 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와 함께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한일 경제협력 증진 방안 논의를 위한 순수 민간 차원의 협의체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리다가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2018년 중단됐다. 이번 회의는 6년 만에 마련된 자리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동일철간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삼보모터스 대표),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은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과 도리이 신고 오사카상의 회장(산토리홀딩스 대표),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우에노트랜스테크 회장), 노모토 히로후미 도큐그룹 회장, 다가와 히로미 JTB 상담역 등이 자리했다.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양국 상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본상공회의소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한일협력 방침에 대해 다른 경제단체와도 연계하여 따른 한일 양국의 공통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경제안보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재구축, 탄소중립, AI거버넌스 구축, AI시큐리티, 디지털화, 스타트업 지원 검토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한일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나눴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양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 속에서 반도체, 전기차(EV)배터리, 핵심광물, 에너지 등 업종에서 산업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경제협력, 양국에 모두 이익”
오랜기간 얼어붙었던 한일 양국간 경제협력은 해빙기를 지나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9일 추경호 부총리는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스즈키 순이치 재무장관과 제8차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고 8년 만에 통화스와프 협정에 최종 합의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 2015년 이후 한일 관계 경색에 따라 중단된 바 있다.
이번 계약 규모는 100억 달러, 계약 기간은 3년이다. 한일 간 경제협력이 금융협력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부는 금융협력 진전을 위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7일에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완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지 약 4년 만이다. 한국은 지난 4월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한 데 이어 이번에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취하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무역의 불확실성이 회복된 상징적 조치”라며 “수출입 절차가 간소화됨에 따라 양국 교류와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역 의존도가 75%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만큼 한일 경제협력은 아주 필요하다”며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이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교역이 정상화되면 양국 모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