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K-방산'의 도약을 위한 제언 'D·N·A'

김관용 기자I 2022.08.22 10:26:25
[엄효식 전 한화디펜스 상무(예비역 육군대령)] 지난 7월 KF-21이 처음으로 하늘을 날아올랐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K9 자주포는 이미 글로벌 1위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K2전차는 자그마치 1000대 폴란드 수출이 가시화되었다. 레드백(Redback) 장갑차는 호주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우리 대표팀이 올라간 것 만큼이나 국민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최근 한화그룹은 방산계열사 통합을 결정하고 세부계획을 추진 중이다. 방산계열 4개사의 매출액를 통합하면 5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1위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50조가 넘는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국내 방위산업이 가격의 합리성과 생산의 효율화 등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한때 방위산업에 삭풍이 휘몰아쳤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대한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등록한 정회원 기업은 80여개가 넘는데, 준회원인 600여개의 협력업체들까지 모두 합산하면 국내 방산시장 규모가 대략 15조원 안팎이다. 그러나 수십년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압도하기 위하여 집중된 재래식 무기체계들은 거의 생산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어느정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활력으로 등장한 것이 수출이고, ‘K-방산’은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연일 들리는 해외시장의 호평과 수십 조의 수출을 예견하는 기사들은 국민 전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제 방위산업은 국가의 자존심, 국력의 동의어처럼 표현되고 있다.

우리의 방위산업이 글로벌 방산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요행과 우연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치열한 기술경쟁과 가격우월성을 기반으로 외모와 내실을 모두 새롭게 하고, 잠재해있는 방위산업의 ‘D·N·A’를 냉정하게 조명하는 게 필요하다.

D: DREAM

미래는 가볼 수없기 때문에 정확히 알수는 없다. 그러나 미래의 안전과 평화를 상상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우리가 지켜야할 대상과 가치를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방위산업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금전적 이익만을 신봉하는 장사꾼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가 우주속으로 진출하고 있는 만큼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상해야 한다. 미래의 전쟁은 지금의 생각과 전술, 무기체계만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날아다니는 육군, 달리는 해군, 항해하는 공군 등 무한의 영역이다.

N: NEW

새롭고 달라야한다. 기관총과 전차가 전장의 형태를 변모시켰듯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며,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전장을 바라볼 수있어야 한다. AI나 무인화 등 여러 가지 신기술을 언급하고 있는만큼, 그러한 연구인력들 즉 괴팍하지만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생각을 하는 인재들을 스스로 육성해야 한다.

국가예산으로 개발한 기술을 등뒤에 두고,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방식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나갈 수 없다. 국방예산 54조원과 방위력 개선비 16조에만 시선을 두지않고, 기업이 스스로 과감한 투자를 할 수있어야 한다.

전장에 대한 상상은 군이 하고, 방산기업은 그저 군이 요구하는 명령을 따라서 제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존립이 어렵다.

A: ARMY

방산기업은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곳이고, 군대는 그러한 무기를 전략 전술적으로 운용하여 우리의 시간과 터전을 지켜내는 곳이다. 그래서 국방(DEFENSE)은 두 집단이 공유하는 소중한 가치가 된다.

방위산업의 정신적 동맹, 동반자는 결국 군이다. 사용자인 군인들의 전략과 전술, 고민을 듣기위해 노력해야하고, 인명손상이 조금이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높은 무기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방위산업은 휴머니즘과도 연결이 된다. 그 군인들은 결국 우리들의 자식이자 가족들이기 때문이다.

2022년은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실하게 진입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오늘도 출근할 때, 단순히 월급을 받는 것 이외에도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를 품에안고 출근했을 모든 방산기업 임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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