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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 침침하고 사물이 휘어 보인다면... 노안 아닌 ‘황반원공’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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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25 1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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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중심 시력 저하로 얼굴 인식·독서·운전 등 일상생활 불편 일으켜
방치하면 구멍 커지고 시력 회복 어려워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60대 남성 황 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겪었다. 특히 책을 읽을 때 가운데 글자 한두 개가 잘 안 보인다든지,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검사 결과, 눈의 필름 역할을 하는 황반에 구멍이 생기는 ‘황반원공’을 진단받았다.

나이가 들면서 한쪽 눈이 유독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지고 휘어 보인다면 단순한 노안이 아니라 ‘황반원공’을 의심해야 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가볍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거나 독서와 운전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황반은 눈의 안쪽을 덮고 있는 신경조직인 망막의 중심부로, 사물의 세부 모습을 구별하는 중심 시력을 담당한다. 황반원공은 이러한 황반에 작은 틈이 생기고 황반 부위 신경이 소실되고 모양이 변형되며, 점차 황반의 모든 층에 구멍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과 혼동하기 쉽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이 다르다. 황반변성은 황반이 노화하면서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겨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반면 황반원공은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젤 형태의 조직인 유리체가 노화로 수축하고, 황반 조직을 잡아당기면서 결국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1,000명 중 3명 정도로 발생하며 비교적 흔하다.

고도 근시나 포도막염, 낭포황반부종, 외상 등도 황반원공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이 있으면 황반 조직이 외부의 당기는 힘을 견디는 능력이 약해지거나, 유리체가 황반을 잡아당기는 힘이 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백내장 수술 전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황반에 구멍이 완전히 생기면 시력 저하와 함께 다양한 시각 이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윤곽은 보이지만 눈·코·입 등 중심부가 뭉개져 보이거나, 글을 읽을 때 가운데 글자만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아파트 외벽이나 횡단보도처럼 곧은 선이 휘어 보이고, 물체가 울퉁불퉁하거나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황반원공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는 ‘빛간섭단층촬영’이다. 망막의 단면을 촬영해 유리체가 황반을 잡아당기고 있는지, 황반 조직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구멍의 크기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황반원공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유리체가 황반을 잡아당기고 있지만 아직 구멍이 생기지 않았거나, 망막 일부 층만 갈라진 경우, 구멍이 매우 작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유리체가 자연스럽게 분리되면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황반 전체에 구멍이 생겼고, 앞으로 구멍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황반을 잡아당기고 있는 유리체를 망막에서 안전하게 분리해 제거하고, 필요에 따라 망막 표면의 내경계막을 함께 제거한다. 구멍이 큰 경우에는 자가혈청 등을 사용해 폐쇄를 유도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눈 속에 가스를 주입해 황반의 구멍 가장자리가 서로 맞닿도록 눌러준다. 가스는 물속의 공기 방울처럼 위로 뜨는 성질이 있어, 황반이 위치한 눈 뒤쪽 신경을 제대로 누르려면 가스가 흡수되기 전 약 2주에서 6주 정도 엎드린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환자는 가스 대신 실리콘 오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실리콘 오일은 자연적으로 흡수되지 않아 추후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대부분 환자는 수술받으면 시력이 개선되지만, 황반에 구멍이 생기는 과정에서 이미 신경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전 시력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구멍이 작고 발생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 비교적 예후가 좋고, 크기가 크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시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김진하 교수는 “한쪽 눈의 중심부가 잘 보이지 않거나 곧은 선이 휘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노안으로 여기지 않고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황반원공이 진행되면 완전한 시력 회복이 어려운 만큼, 진행 정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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