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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 李정부, 부동산 공급 확대에 사활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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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I 2025.11.17 08:09:41
[이데일리 박준형 기자]필자는 지난 20년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동네 아파트들은 대부분 1980년대 후반, 한국의 1인당 GDP가 5000달러 정도 됐을때 지어졌다. 그 시절에 차량을 가진 이들이 별로 없어 주차 가능 대수도 세대당 0.5대 수준인 단지들이 많다(참고로 기자가 사는 단지는 0.3대다).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으니 큰 평수도 별로 없고 30평 이하 아파트들이 주를 이룬다. 말 그대로 40년 전 대한민국 국민들 수준에 딱 맞게 지어진 아파트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6024달러(한국은행 추계)로 40년만에 7배 이상 올랐다. 상계동이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집집마다 차가 최소 1대는 넘고, 집안에 들여 놓은 가구와 가전제품, 짐들도 고급화 되고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인구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넓고 좋은 집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는 훨씬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주거 환경 또한 7배 좋아졌는가. 여전히 좁은 주차장에 이중 삼중 주차는 기본이고, 밤 8시 이후에는 주차 자리 없을까봐 차를 빼지 않는다. 주차난과 접촉 사고로 주민들 간 고성을 지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복도식 아파트들의 부실한 주거 환경은 물론이고, 아직도 집안에서 바퀴벌레를 봤다느니, 녹물이 나온다느니 하는 말들도 자주 들린다. 1980년대 아파트를 지은 사람들의 근시안적인 처사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새로운 아파트를 요구한다. 이제는 3만 달러 소득에 맞는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상계동 뿐 아니라 서울과 서울 근교의 상당수 아파트들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파트 재건축은 높은 공사비와 규제 등으로 지지부진하기만 하고,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돈을 좀 모은 사람들은 더 나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자 한다. 그렇다 보니 서울에서 좀 괜찮다 싶은 입지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게 된다. 단지 투기 수요만을 탓할 수는 없다. 좋은 집과 좋은 환경의 동네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럼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강력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는 게 맞을까, 아니면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파트들을 서울과 서울 근교에 적절히 공급하는 게 옳을까.

최근 정부의 10·15 대책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비규제 지역 부동산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시장 가격은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 오랫동안 답보 상태였던 코스피는 대통령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4000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아파트 공급 확대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와 신호를 강력히 보여준다면 시장은 다시 안정될 수 있다. 매우 어려운 일이고 이전 정권들도 실패 해왔던 일이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공급 확대 해결에 공을 세운 공무원에게는 훈장까지 주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 일반 국민들은 미국 관세 문제 보다는 본인의 집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부가 더 고마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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