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일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재확인…원유는 제외 가능성(재종합)

김상윤 기자I 2025.01.31 08:23:33

일괄 부여에서 선별적 부과 가능성 제기
"원유 부과 여부, 오늘 밤 결정할 것"
"중국 관세부과 예정..그 과정에 있다"
캐나다달러·멕시코페소 환율 1%이상 급등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오는 2월 1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부과에서 석유는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선별부과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2월1일에 시행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석유 관세 부과 안할 수도..오늘밤 결정”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불법 이민자 유입, 펜타닐 유입, 막대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내달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거듭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번째는 우리나라에 너무 끔직하고 너무 많이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 때문이고, 두번째는 펜타닐과그밖의 마약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 때문이다”며 “세번째는 우리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자 형태로 제공하는 대규모 보조금 탓이다”며 관세 부과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세 수준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세율이 25% 보다 상향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일괄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을 남겨뒀다. 특히 석유 수입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제외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결정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에게 석유를 보내는데 우리는 두고 볼 것”이라며 “그것은 가격에 달려 있다. 석유가격이 적절하게 책정되고, 우리를 제대로 대우해 준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석유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가가 급등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우려가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석유에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1~10월 캐나다는 하루에 4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이는 미국 전체 수입량의 60%가 넘는 양이다. 멕시코는 하루 70만 배럴 이상을 보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전역의 휘발유, 디젤 연료 및 기타 석유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원유 수입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캐나다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겠지만, 내달 1일부터 즉시 시행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의 양이 많기 때문에 뭔가를 할 생각”이라면서도 “중국도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 과정에 있다”고 언급했다.

3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 추이
◇캐나다·페소환율 1% 이상 급등…금값 최고치

트럼프가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원유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14% 오른 108.15까지 올라섰다. 캐나다달러와 멕시코 페소 가치는 1% 가량 급락 중이다. 미 달러·캐나다달러는 1.45캐나다달러를 기록 중이고, 멕시코 페소 역시 20.72페소까지 올라섰다.

무역전쟁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4월 금 선물 계약은 이날 장중 트로이 온스당 2853.2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 마감 기록은 트로이 온스당 2845.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7% 상승했다. 직전 최고기록은 지난해 10월 2800.80달러였다.

국제유가는 일단 소폭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72.62달러 대비 0.11달러(0.15%) 상승한 배럴당 72.7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0.29달러(0.38%) 오른 76.87달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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