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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은 지난해 5월 자신과 일가의 남양유업(003920)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한앤코와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매각을 미뤄왔고 결국 같은 해 9월 1일 한앤코에 주식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라며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고, 홍 회장 등의 주식 의결권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됐다.
재판 과정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고,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주식 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한앤코가 ‘협상 내용을 추후 보완할 수 있다’고 속였다며 계약 자체에 효력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홍 회장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약상 문제가 없었다는 한앤코 측 주장을 모두 인용한 것.
선고 직후 홍 회장 측은 즉각적인 항소를 예고했다. 홍 회장 측은 “피고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판결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회장 등의 조속한 경영 일선 퇴진과 경영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남양유업의 정상화를 약속했다. 한앤코 측은 “작년부터 이어져온 법정 싸움을 뒤로 하고 경영권 인수 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계획”이라며 “나아가 장기간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 남양유업의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홍 회장 측이 한앤코가 계약 해지에 책임이 있다며 제기한 310억원 상당의 위약벌 청구 소송 1심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한앤코 측은 “금일 소송 결과 주식 이전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기 때문에 이 소송은 의미가 무색해져 기각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 진행사항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