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지역 권리당원 투표율마저 30%대를 기록하자 한 호남권 민주당 의원은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호남 민심도 ‘내가 투표 안 해도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될 텐데 무슨 영향이 있겠나’하는 것이다. (투표의) 의미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낮은 투표율 원인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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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 비해 투표율은 낮았다. 이날 광주 권리당원 선거인단 9만2154명 중 34.18%(3만1495명)가, 전남에선 17만1321 권리당원 중 37.52%(6만4273명)가 참여하며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날 전북에서도 34.07%를 기록했다. 앞서 최저 투표율을 보인 제주 지역(28.62%)을 비롯해 대전 지역(33.61%) 등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민주당 권리당원 117만993명 중 35.9%(42만3629명)가 호남에 포진했다. 그 중에서도 3분의 1의 권리당원만이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호남 민심마저 식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또 다른 호남 출신 의원은 “대선 패배 후유증이 아직도 이어지는 것”이라며 “대선 패배로 6·1 지방선거 투표율이 낮아졌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미치는 것”이라 평가했다.
박용진 후보도 이날 투표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 낮은 게 계속 마음에 걸린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 당원 동지들에 투표에 꼭 참여해달라고 당부한다. 저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지지에도 이 후보 측도 낮은 투표율이 반갑지만은 않다. 지난해 송영길(42.74%) 전 대표, 2020년 이낙연(41.03%) 전 대표를 선출했던 전당대회 투표율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최소한 40%는 넘겨야 당 대표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때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에서 최대한 투표율을 끌어 올려 40% 가까이 만들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투표율 침체로 이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낮은 투표율에도 80%대 압도적인 지지에 사실상 ‘이재명 당 대표’는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지만 박 후보의 ‘역전’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는 27일 진행하는 경기·서울 권역 선거인단 수는 44만517명이다. 이 후보와 박 후보의 득표 차는 현재 14만8048표다. 박 후보가 격차를 좁히며 이 후보의 득표를 넘길 시 역전은 가능하다. 그 전제는 ‘높은 투표율’이다.
박 후보는 “대의원들이 맨 마지막에 투표하는데 선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다”며 “대의원들에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제가 드리는 약속을 지키는 약속 정당과 사회연대 정당으로 민주당이 더 거듭나는 부분을 더욱 강조하겠다. 그런 당의 방향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투표해주리라 믿는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도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불타오르지 않는데 변수도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어 “박 후보가 인지도나 지지도 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확실하기에 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