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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일 낮에 평소처럼 농장을 찾았다가 가축들이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CCTV 확인 결과 해당 가축들은 같은 날 무리 지어 농장으로 접근한 들개 3마리에 습격을 받고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들개들은 우리에 설치된 철망을 이빨로 물어뜯어 구멍을 낸 뒤 들어가 염소와 병아리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 죽였다.
그런데 A씨 농장은 반경 500m 내에는 주택가와 전철역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인근 주민이나 행인들이 언제든지 들개 무리와 마주칠 수 있는 환경이다.
A씨는 “염소 1마리는 내장이 보일 정도로 살점이 뜯겨나갔고 피범벅 상태였다”면서 “병아리 1마리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많이 다쳐서 오래 버티긴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병아리들은 지난 3월부터 차례로 부화시켜 애지중지 키웠고 염소 2마리도 이름을 따로 지어주며 가족처럼 지냈는데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어 허망하다”며 “야생화에 따른 사냥 습성이 노인이나 어린아이를 향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천 서구에서는 수년 전부터 들개 출몰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민원 대부분은 주거지 근처에서 들개를 목격하고 개 물림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이다. 들개의 번식력이 강한 데다 활동 범위가 넓다 보니 A씨 사례처럼 예기치 못한 들개 습격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서구 관계자는 “올해는 추경 예산 2천만 원을 포함해 총 4천만 원을 들개 포획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들개 민원에 신속히 대응해 최대한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