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SVB 충격…내일 증시 ‘검은 월요일’ 경고등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영국에도 영향을 끼쳤다. 영국 정부도 IT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 충격이 계속되다 보니, 우리나라 증권·외환시장이 열리는 13일에 ‘검은 월요일’이 닥칠 우려가 크다.

(사진=AFPBBNews, 뉴스1)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영국의 가장 유망한 기업들에 미칠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겠다”며 “SVB 고객들의 단기 운영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르면 13일에 SVB 거래 기업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될 전망이다.

헌트 장관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와 리시 수낵 총리와 관련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IT와 생명과학 분야 영국 기업들이 상당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와 BOE는 지원을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고 현금 흐름 필요를 맞출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미래를 위한 장기적 해법도 찾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영국 IT 기업 대표 250여명은 SVB 파산으로 동반 도산 위협에 직면했다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예치금 손실은 IT 부문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기업 생태계를 20년 뒤로 되돌릴 수도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하룻밤 새 강제청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기업은 자금의 90%가 SVB에 예금으로 묶여있어서 3월 급여 지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긴축 공포에 SVB 충격까지 겹친 것이다. 지난주(6~10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4.50포인트(1.01%) 내린 2394.59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외국인은 574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2월 고용 지표 발표 후 다음주는 물가 지표가 대기하고 있어 현재는 하방 재료의 영향력이 큰 구간으로 판단한다”면서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기술적 부담도 높은 상황으로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