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남한에서 성행하는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며 한국 비난에 나섰다. 지난 3일 있었던 북한군의 우리군 감시초소(GP) 총격에 대한 언급이나 해명 없이 ‘한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북한 경제 사령탑인 김재룡 내각총리가 함경북도 안의 여러 부문 사업을 시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잠적 20일만에 공개행보를 재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순천린(인)비료공장을 돌아본 지 3일만(보도일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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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문가들은 이는 대북 제재 장기화 국면에서도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정면 돌파전’ 기조에 변함없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잠행을 이어오던 김 위원장이 컴백 무대로 평양남도 순천의 인비료공장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전략노선을 자령갱생을 통한 경제 돌파전으로 선포하고, 경제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당 간부들도 솔선수범해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어려움에 처한 민생 독려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 내각총리는 지난 3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꼴로 경제 현장 시찰에 나섰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때도 꾸준히 경제 활동을 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북 개별관광이나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남북방역협력 및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언급 없이 일관되게 대남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조선) 보수언론들이 가짜뉴스들을 마치 사실자료인듯이 꾸며 내보내어 사람들이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비아냥댔다. 지난달 21일 미국 CNN 방송 보도 이후 국내외 언론을 통해 열흘간 이어진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인 4일에도 메아리는 북한군의 GP 발포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남조선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적극 동조한다”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7시41분께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군 GP에 수발의 총격을 가했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우리 군 GP 외벽에 4발의 탄흔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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