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가 중국의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토로한 말이다. 중국이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28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전면 통제하기로 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부분의 중국 노선이 끊겼지만 시장 수요나 안전에 따라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과 정부 차원에서 입국금지한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여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주요 교류국 중 한국과의 입금국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만 남게 됐다. 일본과 태국,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이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중국 민항국은 29일부터 외국 항공사가 매주 한 차례 하나의 중국 노선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대한항공(003490)은 인천~선양 노선만 주 1회 운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29일 한차례 인천~상하이 노선을 운항한 후 다음 달부터는 인천~창춘 노선만 유지한다. 이번 조치 직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은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으로 주 12회 운항을 해 왔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28일 0시부터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거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중국에 들어갈 수 없도록 준(準) 국경 봉쇄 조치를 해 사실상 중국과의 하늘길은 이미 막힌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노선의 타격은 이미 2월부터 시작됐다. 항공포탈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중국간 항공기 총 운항편수는 1만 954편, 여객수는 154만6559명이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2월에는 운항편수가 3959편으로 전월보다 63.9% 줄었고, 여객수는 30만9482명으로 80%가 급감했다. 3월 들어서는 아직 공식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2월보다 운항편수와 여객수 모두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항공기의 탑승률이 절반 이하이고 아예 승객 없이 화물만 실어나르는 항공기 운항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중국 정부의 입국금지 조치에 따라 앞으론 이마저도 사라지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시장은 망가질대로 망가져 중국 정부가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해서 실질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입금국지를 하게 되면서 앞으로 시장 회복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동안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자연스럽게 노선이 회복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외교적인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주요 국가의 노선이 입국금지 조치를 통해 막힌 상황이어서 기업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장기화될 경우 국적항공사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