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숙원 풀고…조원태, 국제무대 날개 펼쳤다

피용익 기자I 2019.06.02 19:53:35

IATA 서울 연차총회서 의장 맡아..집행위원에도 선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IATA 참석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총회’에서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회 연차총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2일 개막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연차총회 의장을 맡으며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IAT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IATA 연차총회는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국제 항공업계 최대의 행사다. IATA 결의안 채택 및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는 핵심 회의체여서 ‘항공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린다. IATA 서울 연차총회에는 약 1000여명의 세계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대한항공(003490)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어 세계 항공업계를 이끌어가는 IATA의 핵심 위원으로 선임됨에 따라 앞으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 항공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원태 회장 국제 무대 데뷔

IATA는 이날 연차총회 개막과 함께 고 조양호 회장에 대한 묵념을 하며 국제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를 기렸다. 고 조양호 회장은 1996년부터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2014년 이후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으로서 IATA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굵직한 결정을 주도했다.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IATA 연차총회를 유치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당초 IATA 서울 연차총회 의장은 고 조양호 회장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4월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조원태 회장이 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조원태 회장은 “IATA 서울 연차총회 개최는 아버지의 오랜 염원이었다”고 언급하며 의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이번 총회가 항공업계의 기회라는 선물이 어디 있는지, 그것을 둘러싼 위기라는 포장을 어떻게 하면 잘 뜯어내고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항공업계가 발견한 기회와 가능성들이 고객들은 물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연차총회에서 IATA 집행위원회 위원에 선출됨으로써 국제 항공업계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IATA 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항공사 최고 경영자 중 전문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선출된 31명의 위원과 사무총장으로 구성된다. IATA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산하 기관의 활동을 감독하며, 사무총장 선임,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조 회장은 전날 19개 회원사가 속해 있는 글로벌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을 이끄는 의장으로도 임명됐다. 스카이팀 내에서 대한항공의 입지가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카이팀 의장 임기는 2년이고, 제한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총회 기자회견’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 항공·관광 산업 발전 계기 기대

IATA 서울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세계 항공업계의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한국을 찾게 됨에 따라 한국 항공산업의 인지도 제고는 물론 관광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IATA 연차총회의 경우 그 나라 항공산업의 위상이 공고하지 않으면 개최하기 어렵다”며 “IATA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 세계 항공산업의 변방이 아닌, 중심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 있어서는 이번 연차총회 개최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이자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IATA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003490) 관계자는 “이번 IATA 서울 연차총회는 전 세계 항공업계의 트렌드를 바꾸는 중요한 매머드급 이벤트이자,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글로벌 항공산업 수익성 악화

IATA는 이날 연차총회에서 △연간 활동 보고 △집행위원회 활동 보고 △재무제표를 비롯한 2019년 IATA 결의안을 논의했다. 조원태 회장이 의사봉을 두드려 안건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 IATA는 올해 글로벌 항공산업의 수익 전망을 기존 355억달러에서 28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IATA는 유가 상승과 교역 감소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항공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하는 반면, 비용은 이보다 높은 7.4%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올해 항공업계는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노동력, 유가, 인프라 등 비용 증가에 따라 이익은 쪼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