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침수 시 내외부 수위 차이 30cm면 문 열린다
차량 바퀴 3분의 2 이상, 내부 물 유입 시 '버리고 탈출'
지하차도·지하주차장은 물 유입되면 즉시 대피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한 호우가 쏟아지며 지하 공간이나 침수된 차에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운전 중 차량이 침수됐다면 차량 내 좌석 목받침 하단 철제봉을 이용해 창문을 깨고 탈출하거나, 차량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cm 이하가 될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 지난 15일 침수된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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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6시 기준, 전국에서 폭우로 사망하거나 실종한 사람만 48명이다. 이 중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궁평지하차도 침수로 사망한 사람만 13명을 넘어섰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침수된 차량 중 버스 1대 안에서만 5명의 사망자가 발견됐고 15대의 차량 안에서는 사망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승용차에서 탈출한 일부는 지하차도 내부 중앙 부분 등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색작업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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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수된 차량, 버스와 승용차 탈출은 어떻게?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은 지하차도나 계곡, 도로 등이 침수됐을 때 개인의 대처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현행법 상 버스 안에는 비상탈출 망치를 4개 이상 구비하도록 되어 있다. 비상탈출 망치는 주로 눈에 잘 띄는 창문 프레임에 달려있다. 만약 버스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침수돼 탈출해야 한다면, 비상탈출 망치 끝의 뾰족한 부분으로 창문 모서리의 끝에서 10cm 지점을 가격한 뒤 창문을 밀고 밖으로 탈출해야 한다. 버스의 유리 중앙 부분은 강도가 높기 때문에 모서리에서 한 뼘 안쪽을 타격하면 쉽게 유리를 깰 수 있다.
승용차는 내부에 비상탈출 방치가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땅한 도구가 없으면 차량 좌석 목받침을 빼고 하단 철제봉을 이용해 창문을 깰 수 있다. 차량 침수가 우려되면 미리 창문을 살짝 열어 만일의 경우 보다 손쉽게 유리를 깰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 태풍·집중호우에 따른 보행자 및 운전자 영향 실험. (사진=국립재난안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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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저 어렵다면 차량 밖에 차오른 물과 내부에 차오른 물의 차이가 30cm 이하가 될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면 문이 쉽게 열린다. 만약 차량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cm 이상일 경우 수압으로 성인 남성도 문을 열 수 없다. 차량 내외부 수위가 30cm 이하로 좁혀지면 초등학교 5~6학년 이상의 힘으로도 차량 문을 열 수 있다.
◇ 차량 바퀴 절반 잠기면 ‘버리고 탈출’
차량은 바퀴의 3분의 2 이상 물이 차오르면 내연기관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질 수 있다. 만약 차량 바퀴 절반 이상까지 물이 차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말고 곧바로 차량을 버리고 대피해야 한다.
지하주차장은 물이 조금이라도 차오른다면 차량을 두고 즉시 탈출해야 한다. 주차장으로 빗물이 들어올 정도면 차량 바퀴 3분의 2 미만이어도 경사로를 따라 물이 들어오며 수압으로 차량을 위쪽으로 뺄 수 없다. 주차된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또한 탈출할 때 지하 계단에서는 정강이 정도로 물이 유입돼도 성인이 자력으로 올라갈 수 없을 정도이고, 발목 정도로 물이 찬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는 올라갈 수 없어 물이 들어오는 것이 확인되면 곧바로 대피해야 한다.
| 태풍·집중호우에 따른 보행자 및 운전자 영향 실험. (자료=국립재난안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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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다리 위 등 급류가 넘실대는 지점에는 절대로 차량을 진입해서는 안 된다. 얕아 보이는 물살에도 급류 지점에서는 차량이 휩쓸려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차도도 마찬가지로 조금이라도 침수될 조짐이 보인다면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급류가 흘러내려 오는 지점에서 차량이 멈췄다면 급류가 흘러내려 오는 반대쪽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차량 밖으로 나왔다면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높은 지대로 대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