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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성심성의를 다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고 억울함이 있는지 살펴봤다”면서도 “숙고할 시간이 부족한 점이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 대법관은 “최고법원인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무엇이 정의인지를 밝히는 것을 주된 책무로 한다”며 “대법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법치주의 실현에 그만큼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 대법관은 “국민은 법원이 자신의 어려움을 알아서 해결해 주는 정의의 구현자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법제도는 법원이 심판자의 역할만 하도록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어 국민이 바라는 재판은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사건이 증가하는 것도 개별 사건에 충분한 심리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법관은 “이러한 국민의 기대와 법제도 사이의 차이 때문에 구체적인 사건에서 억울함이 풀려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법원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게 저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과 국민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서 재판과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얻어야 비로소 법원이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